국제
"제가 그 암캐입니다"…이탈리아 총리의 복수
입력 2024-05-29 07:47  | 수정 2024-08-27 08:05
3달 전 주지사의 막말 기억해 되돌려 준 멜로니 총리
현지 매체 "멜로니 총리에 '올해의 뒤끝상' 줘야"
"데 루카 주지사님, 제가 그 암캐 멜로니입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현지시각 28일 남부 도시 카이바노에서 열린 스포츠 센터 개관식에서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한 말입니다.

멜로니 총리의 날이 선 인사에 데 루카 주지사는 당황하며 "어서 오세요. 저는 건강합니다"라는 다소 생뚱맞은 답변을 했습니다.

멜로니 총리와 데 루카 주지사 사이에 냉랭한 분위기가 형성된 건 세 달 전 하원의사당에서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PD) 출신인 루카 주지사는 당시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정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하고, 지방 교부금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 캄파니아주의 여러 시장과 함께 로마를 방문 중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북부 지역은 자신들의 돈이 '게으른 남부'의 복지 예산으로 사용된다며 자치권 확대를 요구해 왔고, 반면 재정 자립도가 낮은 남부 지역은 주민들이 더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면담 요청을 거부한 뒤 "시위할 시간에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일갈했는데, 이에 데 루카 주지사는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돈이 있어야 일을 하지. 너나 일해라. 이 암캐야"라고 막말을 뱉었습니다.

해당 발언을 전해 들은 멜로니 총리가 잊지 않고 있다가 약 3달 후 데 루카 주지사를 만나 직접 '한방'을 날린 겁니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 현지 매체는 "멜로니 총리가 데 루카 주지사를 얼어붙게 했다", "멜로니 총리에게 '올해의 뒤끝상'을 줘야 한다" 등 평가를 내렸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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