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얼차려 사망 훈련병 '횡문근융해증' 의심…"완전군장 상태로 구보까지"
입력 2024-05-28 13:46  | 수정 2024-05-28 13:57
훈련병 사망사건 발생한 육군 모 부대/사진=연합뉴스
근육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육군, 오늘 민간경찰에 수사 이첩

군기훈련을 받다가 이틀 만에 사망한 육군 훈련병을 부검한 결과,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28일) 군의 한 소식통은 횡문근융해증과 관련된 유사한 증상을 일부 보인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 사인을 명확히 하기 어려워 추가로 혈액 조직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입니다.

2012년 육군에서 야간행군 후 숨진 훈련병의 사인에도 횡문근융해증이 있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극심한 운동으로 파괴된 근육조직이 혈관과 요도를 막아 신부전증으로 발전해 사망했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얼차려를 받다가 쓰러진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 무리한 얼차려로 장병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구보까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사망한 훈련병은 쓰러지기 전에 완전군장 팔굽혀펴기도 지시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는 맨몸인 상태로만 지시할 수 있습니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민간 경찰에 해당 사건을 수사 이첩할 예정입니다. 민간 경찰과 함께 조사하면서 식별한 문제점 등을 기록한 인지통보서와 폐쇄회로TV(CCTV) 녹화영상이 경찰에 제출됩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육군은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민간 경찰과 함께 협조해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과정에서 군기훈련 간에 규정와 절차에서 문제점이 식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에 따라 식별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경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이첩하게 됐다"며 "육군은 사건을 이첩한 이후에도 한 점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진상이) 규명되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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