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조사선 타고 직접 바다 나가 확인
해수온 상승하자 '난류 어종' 방어 어획량 급증
높아진 해수온 탓에 국산 명태는 사라진지 오래고 동해에선 이제 오징어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해수온 상승하자 '난류 어종' 방어 어획량 급증
그래서 일각에선 "기후변화로 이제 우리나라에서 난류성 어종이 많이 잡힌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사실인지 MBN이 직접 국내 최대 규모 1,600톤급 수산과학조사선을 타고 확인해봤습니다.
강원 고성군 인근 해역은 우리 바다에서 가장 물이 차갑습니다.
그래서 과거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주로 잡히던 곳입니다.
여기서 취재진이 140m 바닥층을 훑은 저인망 그물을 확인해봤더니, 대부분 청어와 대구였습니다. 명태는 단 한 마리만 잡혔습니다.
'난류 어종' 방어.정어리 급증
어획량 통계를 살펴볼까요?
명태는 1980년대 연간 2만 톤 이상 잡혔지만 2000년대 들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국 생산통계자료(1970~2022)", MBN이 서면으로 요청한 자료.
또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해류 변화와 수온상승으로 동해안이 명태 산란과 유생 정착에 불리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처음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 연구팀, "동해안 명태 사라진 시기 해양환경변화 규명"(2022)
반대로 최근 크게 어획량이 늘어난 어종은 청어와 방어입니다.
청어는 같은 한류성 어종이지만 먹이를 따라 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중층 바다에선 난류성 어종인 방어 어획량이 급증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국 생산통계자료(1970~2022)", MBN이 서면으로 요청한 자료.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백정익 박사는 "남해 쪽에서 주 어획되었던 방어류들이 동해 연안으로 많이 북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7, "[기후위기④] 오징어 사라진 어장에 청어·방어 떼…남해는 정어리 급증"(2024-04-23)
한편, 남해는 난류성 어종인 정어리가 점령했습니다.
작년에 최근 5년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정어리가 잡혔는데, 포항 인근 동해안에서도 확인됩니다.
▲통계청, 2023년 어업생산동향조사 결과(잠정) 보도자료(2024-02-23)
삼치 어장도 북상 중이고, 태평양 따뜻한 바다에서 발견되는 참치도 동해에서 잡힙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정재묵 수산자원연구센터 박사는 "우리나라에 정어리가 엄청난 어획량을 기록했다"며 "갑자기 늘어난 수산 자원에 대해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한반도 주변 어장의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기존 어종을 지키고 새 어종을 활용하는 연구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일본 바다에서도 넘쳐나는 방어
일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일본 바다에서도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늘었습니다.
위도가 가장 높은 홋카이도 지방의 방어 어획량은 지난 10년 새 6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일본 농림수산성, "홋카이도 방어 어획량"
일본 수산자원연구소 쿠라시마 박사는 "기후가 따뜻해지면 방어의 분포영역이 넓어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방어의 분포가 늘어나는 건 수온을 포함한 환경요인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7, [기후위기③] 일본도 오징어 '급감', 난류 어종 방어는 늘었다(2024-05-13)
결론적으로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에서 난류성 어종이 많이 잡힌다"는 일각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입니다.
자료수집 : 염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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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팩트체크 https://factcheck.snu.ac.kr/facts/show?id=5342
[이혁근 기자 ro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