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죽어도 못보내'…새끼 시신 안고 다니는 어미 침팬지
입력 2024-05-22 17:24  | 수정 2024-05-22 17:25
3개월 전 죽은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침팬지 '나탈리아'/사진=연합뉴스
동물원측 "3개월 가까이 안고 다녀…침팬지도 죽음 애도"

어미 침팬지가 3개월 동안 죽은 새끼를 안고 다녀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22일) 로이터통신과 CBS 방송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에 있는 비오파크 동물원에서 나탈리아라는 이름의 어미 침팬지가 슬픔에 잠긴 채 죽은 새끼의 시신을 100일 가까이 한순간도 몸에서 떼어내지 않고 있습니다.

3개월여 전 태어난 나탈리아의 새끼는 세상에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습니다.

인간과 유전자의 98%를 공유하는 영장류인 침팬지는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슬픔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은 죽음에 대해 고도로 발달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010년 발표된 바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과학자들이 죽은 새끼의 시신을 70일간 안고 쓰다듬는 어미 침팬지를 발견한 적도 있다고 CBS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이번처럼 긴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비오파크 동물원장 미겔 카사레스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애도도 존중돼야 한다며 "처음에는 죽은 새끼 침팬지를 보고 충격을 받는 관람객들도 우리가 왜 시신을 어미와 함께 놔두면서 관찰 중인지를 설명하면 납득한다"고 말했습니다.

나탈리아는 이미 2018년에도 새끼 한 마리를 잃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침팬지는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이 멸종 위기종으로, WWF에 따르면 밀렵과 서식지 감소, 질병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전 세계 침팬지의 개체 수는 17만~3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됩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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