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라진 오징어, 수온 상승 탓? [기후위기 팩트체크②]
입력 2024-05-21 14:35  | 수정 2024-05-21 14:39
▲국립수산과학원,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 수온 최고치 경신"(2024-02-01)
가격 뛰며 얻은 별명 '금징어'
오징어 즐겨 먹는 일본도 어획량 급감
'금징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바다 평균 온도는 199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동해 바다가 유난히 더 뜨거워지면서 동해 명물인 '오징어' 어획량은 급감했고 가격이 크게 뛰면서 금징어라는 말이 나온 겁니다.



오징어를 즐겨 먹는 이웃나라 일본 상황은 어떨까요?

MBN 취재진이 일본 현지에 직접 가서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일본의 한 수산시장 모습, MBN 뉴스7(2024-04-13)


10년 동안 오징어 얼마나 줄었나?


10년 전만 해도 한국과 일본 모두 오징어가 한 해 15만 톤 이상 잡혔지만, 근래 일본에선 한 해 3만 톤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재작년 일본 오징어 어획량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83.51% 감소한 수준입니다.

한국도 비슷합니다. 같은 기간 동안 76.35% 줄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일본 생산통계자료(1970~2022)", MBN이 서면으로 요청한 자료.


"수온 상승이 오징어 어획량 감소 요인 중 하나"


전문가들은 이상 고온으로 해수 온도가 너무 급격히 올라간 걸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산란장이 형성되는 가을철, 오징어 알과 유생이 잘 자랄 수 있는 수온은 15℃에서 23℃ 사이입니다.

그런데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동해 수온은 최고 25.2℃였습니다.

전문가들은 24℃ 이상의 수온에서는 오징어 유생의 생존 일수가 감소한다고 말합니다.

▲기상청, "2023년 11월 해양 기상·기후정보"(2023-10-31)


일본 바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해 가을 수온이 역대 최고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기상청 보도자료(2023-12-01) 2023년(레이와 5년) 가을(9~11월)의 일본 평균기온 편차(※1)는 +1.39℃로, 가을 기온으로는 통계를 시작한 1898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22년(+0.90℃)을 웃돌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일본 전문가들은 2016년 "높은 수온은 오징어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사 저널(Journal of Natural History), "High temperatures may halve the lifespan of the Japanese flying squid, Todarodes pacificus"(2016)


종합해보면 한국과 일본 모두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지만 기후변화, 특히 해수 온도의 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일본도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 안 잡힌다"는 일각의 주장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자료수집 : 염정인

관련기사 https://www.mbn.co.kr/news/economy/5019047
SNU팩트체크 https://factcheck.snu.ac.kr/facts/show?id=5341

[이혁근 기자 root@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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