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교육권 침해"…대학 측 "홀대 아냐·채용 진행 중"
수년째 공석인 이화여대 한국무용 전임교수 자리를 놓고 학생들이 신속하고 투명한 채용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1963년 국내 최초로 창설된 이 대학 무용과에는 현재 다음 달 정년 퇴임을 앞둔 발레 전공 전임교수 한 명만이 남아 있습니다.
무용과는 발레·현대무용·한국무용 등 3개 세부전공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대무용과 한국무용 전임교수는 공석인 겁니다.
특히 한국무용은 앞서 2019년 2학기부터 6년째 전임교수가 없어 학생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학은 2021년과 2023년 채용을 추진했으나 적임자를 선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초빙교수 등 기간제 교원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한국무용 전공자들은 특정 전공 전임교수의 장기적 부재는 교육권 침해라는 입장입니다.
학부생 A 씨는 "예술계인 만큼 진로 등에 대해 교수님과 많은 상담을 하고 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지도 교수님이 계속 바뀌면 연속성을 이어갈 수 없다.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외부에 제출해야 하는 추천서도 전임교수님이 없어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연합뉴스에 전했습니다.
대학원생인 B 씨도 "세부전공 전임교수님 없이 학위논문을 쓴다는 건 말 그대로 다른 전공 교수님께 지도받는 것이어서 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무용은 연구 환경 기반 자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학은 지난 3월 무용과 각 세부전공 전임교원 신규채용 공고를 내고 현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번 채용에서도 한국무용이 배제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임교수 채용 첫 단계에서 한국무용 전공 지원자가 아무도 선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20학번부터는 전임교수의 가르침을 받아본 경험조차 없다"며 교수 채용을 촉구하는 한편 공정한 채용을 위해 후보자 심사 기준과 심사위원 선정 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편, 대학 측은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한국무용 교수 채용 무산 여부를 비롯한 전공별 채용 진행 상황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한국무용 전공을 '홀대'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하반기까지 채용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며 "그간 여러 사정으로 전임교수를 채용하지 못했지만 다른 이유가 있어 한국무용만 뽑지 않은 게 아니다. 무용과를 정상화하고 좋은 분을 뽑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