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저를 죽일 것 같았어요"…버닝썬 피해자의 폭로
입력 2024-05-20 07:49  | 수정 2024-05-20 09:14
사진 = BBC뉴스코리아 영상 캡처
BBC뉴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상
전직 클럽 MD, 피해 여성, 취재진 등 인터뷰 담겨
2016년 3월 '정준영 단톡방'서 나눈 메시지 내용도 공개
"그냥 저를 죽일 것 같았어요"


'버닝썬 사건'이 발생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성 약물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이 자신의 경험담을 폭로했습니다.

어제(19일) 유튜브채널 BBC뉴스코리아에는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는 버닝썬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 전직 클럽 MD,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버닝썬 단골 고객이었던 여성 A 씨는 익명을 전제로 BBC와의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평소처럼 여성 친구들과 함께 테이블을 잡고 놀고 있었다는 A 씨. 한 남성이 준 술을 마시고 심한 취기를 느꼈다고 합니다.

A 씨는 "화장실에서 아는 동생한테 '나 오늘 이상해. 되게 빨리 취하는 느낌이야. 앞으로 술 마시면 안될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자리에 돌아왔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 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사진 = BBC뉴스코리아 영상 캡처

A 씨의 곁에는 버닝썬에서 술을 건넨 남성이 있었고, A 씨가 정신을 차리자 이 남성은 A 씨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옷을 벗기기 시작했습니다.

A 씨는 저항하려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남성이 A 씨의 몸 위에 앉아 빠져나가지 못하게 짓눌렀고, 소리를 지르려는 A 씨의 입도 틀어 막았습니다.

A 씨는 "무슨 심폐소생술 하듯이 막 짓누르니깐 숨도 못 쉬겠고, 입도 갈비뼈도 너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힘으로 안 되니까 그냥 포기했다. 저를 죽일 것 같았다면서 "제가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행위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니까 무서웠다"고 토로했습니다.

강제로 성행위가 이뤄진 후 A 씨는 속이 좋지 않아 고통스러워하며 구토를 했다고 합니다.

사진 = BBC뉴스코리아 영상 캡처

구토를 한 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집에 보내 달라고 빌었는데, 이 남성은 웃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면 보내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A 씨는 겨우 손가락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은 후 급하게 방에서 탈출했고, 성폭행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남성은 A 씨가 브이를 하고 있는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합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주장했고, 결국 이 남성의 출국이 허가됐습니다.

사진 = BBC뉴스코리아 영상 캡처

자신을 전직 MD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버닝썬 클럽에서 '물뽕'이라고 불리는 감마히드록시 뷰티르산(GHB)이란 마약류가 굉장히 자주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은 인터뷰에서 "보통 물뽕을 사용하는 곳은 룸인데,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룸이 하나 있었는데 가드가 많아서 거기서는 무슨 짓을 하든 소리도 안 들린다"면서 "버닝썬에서 물뽕을 먹고 정신이 나간 여자를 거의 매일 봤다"고 말했습니다.

흰색 가루 형태로 된 GHB는 보통 술 같은 음료에 타서 복용합니다. 이 떄문에 한국에서는 '물뽕'이라고 불리는데, 먹으면 짧은 시간 내에 술에 취한 듯한 상태가 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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