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팅커벨'이라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한 엑스(X) 이용자는 지난 11일 경의중앙선 열차 상황이라며 동양하루살이가 떼를 지어 열차 내부에 붙어 있는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이 이용자는 "벌레들이 열차 안에 가득하다"며 "그래서 그런지 좌석이 많이 비어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어제(12일) 한강 성수대교 인근 산책로를 걷던 한 시민도 동양하루살이 떼를 목격하고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이 시민이 보내온 영상에는 산책로를 점령하고 있는 하루살이에 눈뜨고 걷기 어려워 손을 휘저어야만 하는 상황이 담겨있었습니다.
동양하루살이는 몸 길이 3cm, 날개를 펴면 5cm에 달해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날개가 크고 화려해 '팅커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는데, 사람들에게 해로운 벌레는 아닙니다.
입이 퇴화돼 사람을 물지 못하고 감염병도 옮기지 않으며, 오히려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동양하루살이의 대거 출몰은 인근 하천이 깨끗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다만, 미관상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밝은 빛을 좋아하는 특성 때문에 조명과 유리창에 떼로 달라붙어 "징그럽다", "보기 끔찍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주로 5월 하순부터 한강 수계의 도심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데, 올해는 역대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될 정도로 따뜻해서 이른 시기에 출몰했습니다.
성동구청은 동양하루살이 대처 요령에 대해 "밝은 불빛을 좋아하니 밤 8시 이후에는 되도록 조명 밝기를 낮춰야 한다"며 "노란색 계통의 조명 또는 나트륨등을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기장과 방충망을 설치하고 창문과 유리 등에 붙어있을 땐 물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동구는 5월부터 9월까지 중랑천변 산책로 등에 친화경 해충퇴치기 364대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지역의 풀숲 등에 동양하루살이 휴식처 방역 소독을 강화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