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 최초'…청각장애 英여아, 유전자치료로 청력 회복
입력 2024-05-11 16:55  | 수정 2024-05-11 16:57
유전자 치료로 청력을 회복한 생후 18개월 오팔 샌디와 부모/사진=연합뉴스


영국에서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기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치료를 통해 청력을 회복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dpa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셔에 사는 생후 18개월의 오팔 샌디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선천적 청각장애를 지니고 있었지만, 유전자 요법으로 유전성 난청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해 지금은 거의 정상 청력을 되찾았습니다.

오팔은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 자극이 방해받는 청각 신경병증이란 질환으로 인해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이 질환은 귀의 세포가 청각 신경과 소통할 수 있게 단백질을 생성하는 OTOF 유전자의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팔은 공공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임브리지대학병원 NHS재단신탁이 주도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했습니다. 의료진은 지난해 9월 최신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하여 제 기능을 탑재한 유전자 복사본을 귀의 세포로 보내 결함 세포를 대체하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오팔은 수술 3주 후에 처음으로 큰 소리에 반응했습니다. 수술 24주가 지난 올해 2월 검사에서 오팔의 청력은 속삭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고, 지난 6주 사이에 말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전자 치료로 청력을 회복한 것은 오팔이 세계 최초라고 더타임스 등은 전했습니다.

이번 임상시험의 수석조사관인 마노하르 밴스 귀 외과 의사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극적"이라고 평가하며 "(이 치료는) 일회성 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임상시험이 유전자 치료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는 약 2만명이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청각 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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