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수 온도 상승으로 김 생산량 감소? [기후위기 팩트체크①]
입력 2024-05-09 17:51  | 수정 2024-05-10 15:23
전국 최대 김 생산지 현장 취재 통한 검증
지난해 전남 김 생산량 15% 감소
우리 바다의 수온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수온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대표 수출 효자품목인 김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 문제를 MBN 취재진이 과학적으로 검증해봤습니다.

▲김 양식장 모습. MBN 뉴스7, <[기후위기①] K-푸드 날개 단 김, 수온 상승에 생산량 '뚝'>(2024-03-26)


기후위기와 김, 관련 있을까?


전남 해역은 전국 김 생산의 8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80년쯤 뒤에는 남해안에서 김 생산이 아예 불가능해질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어업생산량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무진,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수산업의 취약성 및 위험성 평가 연구", 부경대학교대학원, 2023.


김 양식은 바닷물이 차가워질 때부터 시작해서 크게 수온이 올라가기 전 수확합니다.

통상 김 생산 시기는 해상 양식을 기준으로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입니다.

따라서 수온이 오르면 생산 가능 시간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온난화가 심각해졌습니다.


지난해 미국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는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직전년도 대비 0.25℃가량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30년 걸려서 올라갔던 폭이 단 1년 만에 상승한 겁니다.

▲미국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2024년 5월 7일 검색 결과)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평균 해수면 온도 관측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고, 남해는 20년간 평균치보다 0.5도 올랐습니다. (해양수산부 보도자료, 2024)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보도자료,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 수온 최고치 경신"(2024-02-01)


실제 수온이 높아지자, 지난해 기준 전남의 김 생산량은 평년보다 15%가량 줄었습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3)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원관측센터, "KMI 수산관측 2023년 6월호"(통권 제1086호), 해조류>김.


지난달 김 생산량만 떼어 봐도 평년 동월 대비 10%가량 감소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양식업에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재해는 고수온이고, 지난 12년간 전체 피해액의 53%를 차지했다"고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이어 "수온이 올라가면 어로어업의 주요 어장이 이동하는 변화가 나타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2023 수산변화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보고서"(2023년 8월).


김 생산량 줄자 가격 '껑충'


그러자 김 가격은 크게 뛰었습니다.

작년 경매에 오른 김 물량의 낙찰가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가격대가 이보다도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김 수출액 1조 원 돌파가 말해주듯 K-푸드 열풍까지 가세해 가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양식업 운영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도 대비를 시작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5일 "고수온에 강한 우수종자 등 신품종을 개발해 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양수산부 보도자료, "7월 중 김 양식장 신규개발로 김 생산량 확대"(2024-04-25)


세계적으로 인기인 K-김을 지켜내기 위해선 고수온을 견디고 질병에 강한 김 종자를 개발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따라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우리나라 김 생산량이 감소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이혁근 기자 root@mbn.co.kr]

자료수집 : 염정인

관련기사 https://www.mbn.co.kr/news/economy/5014343
SNU팩트체크 https://factcheck.snu.ac.kr/facts/show?id=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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