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본색 드러낸 일본...'라인야후 사태' 본질은?
입력 2024-05-09 15:24  | 수정 2024-05-10 09:18
사진=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 EPA 연합뉴스 자료
소프트뱅크 "라인야후 자본 변경, 네이버와 협의 중"
네이버, 지분 매각에 따른 재무 이익 vs 아시아의 IT 기업 전략 '저울질'
아사히 "라인야후, 일본 인프라 아니면 안 돼" 보도 '눈길'
정부 대응 수위, 외교 전쟁 되나 '촉각'

일본 국민 1억 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네이버 '라인'.

일본은 정부, 자치단체 등에서도 재해, 공공요금 납부 등 공공 정보를 알리는 데 라인 메신저를 쓸 정도로 대중적입니다.

라인은 한국 네이버의 메신저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 13년 동안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공동 소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가 라인 야후 측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의 가상서버 해킹으로 라인 이용자 51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행정 지도도 내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또 이례적으로 우리 정부에 네이버가 개인 정보를 제대로 관리했는지 추가 조사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라인 야후도 어제(8일) 결산 설명회를 열고, 네이버 지분 매각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 겸 최고제품책임자를 제외시키고, 네이버에 자본 변경을 요청했다고 공식화한 겁니다.

소프트뱅크도 이날 "자본 변경을 네이버와 협상 중"이라고 거듭 알렸습니다.

문제는 소프트뱅크가 추가로 주식을 인수하면 네이버는 경영권을 잃게 됩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이와 관련해 앞서 네이버 측은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일본의 행정지도를)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실제 라인 지분 매각에 나서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태 10조 원 넘게 챙길 수 있다는 계산도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가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꼽는 AI사업을 강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무적 이익보다 장기적인 국내외 사업 전략과 관련한 득실을 따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라인은 타이완과 태국에서도 1억 명 정도 사용자가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 EPA 연합뉴스 자료

이런 가운데, 이날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집권 자민당 일부 의원이 라인야후에 대해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며 엄격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네이버에 대한 강한 의존을 문제시해 왔고, 네이버가 기술 위탁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라인야후 정보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결국 라인야후가 네이버로부터 '독립'해 일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숨은 의도가 읽힙니다.

앞서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은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과 투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한 다른 국내 기업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대응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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