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전 시위 확산되나...한밤 중 강제해산에 200명 연행
입력 2024-05-03 15:09  | 수정 2024-05-03 15:13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 모습. / 사진 = 로이터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2천명 넘게 체포
섬광탄, 고무탄 등 쏴…과잉 대응 논란도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가 격화 조짐을 보이자 경찰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지난달 17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재점화된 뒤 미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시위 규모가 커지자 학교와 행정당국의 요청으로 시위대 해산에 공권력이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대 모습. / 사진 = 로이터

현지시각 2일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UCLA) 캠퍼스에서도 경찰이 시위대가 세운 바리케이드와 텐트를 해체하고 시위대를 체포했습니다.

UCLA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새벽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시위 캠프에 난입해 학생들을 때리고 텐트 안에 폭죽을 집어넣어 터트리면서 충돌이 빚어졌던 곳입니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위로 체포된 총 인원은 약 2천 명을 넘어섭니다. UCLA에서만 최소 200명이 연행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위를 위해 모인 인파. / 사진 = 로이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푝력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근본적인 원칙인 표현·집회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시험을 받고 있다"면서 "둘 다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질서 회복을 위해 대학에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섬광탄이 번쩍이는 모습. / 사진 = 로이터

한편, 대학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섬광탄과 고무탄을 쏘고 총까지 발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과잉 대응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경찰 진압 현장을 중계한 CNN 방송에는 경찰이 섬광탄을 쏘는 장면이 포착됐고, CNN은 또 경찰이 UCLA 캠퍼스에서 고무탄으로 보이는 총알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의 지역언론인 더 시티는 지난달 30일 컬럼비아대 시위 진압에 관여한 경찰관이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던 해밀턴홀에서 총을 발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공권력을 동원한 시위 진압이 잇따르자 대학 사회는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4만8,000명의 대학원생을 대표하는 학술 노조는 학교 당국이 반전 시위를 단속한 것에 대해 이르면 다음 주 파업 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또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교섭도 없이 시위 대응 방침을 바꿔 경찰을 동원한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할 계획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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