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명품 시계 대신 사주면"…보이스피싱으로 빼앗은 돈세탁
입력 2024-05-02 07:00  | 수정 2024-05-02 07:29
【 앵커멘트 】
명품 시계를 대신 사주기만 하면 20만 원을 주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면 혹하겠죠.
실제 이 구매 대행을 하고 돈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거였습니다.
현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SNS에 '고수익 단기 알바를 구한다'는 구직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명품 시계를 대신 구입해주기만 하면 최대 20만 원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에 10명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실제 이들 아르바이트생 계좌엔 20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이 아르바이트,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조직이 돈세탁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돈을 주고 명품 시계를 사오게 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한 겁니다.

이들은 이렇게 반 년간 7억 원 상당의 시계를 사들였고, 이 시계는 다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책에게 전달됐습니다.

여행 비자로 들어온 중국인이 양손에 시계를 차고 돌아가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린 겁니다.

아르바이트 모집을 담당한 국내 관리책이 경찰의 위장 수사에 적발되면서 일당이 줄줄이 붙잡혔습니다.

검거된 인원은 15명, 이 중에는 보이스피싱 범죄인 걸 알고도 시계 값만 받고 도망간 소위 '먹튀 알바생'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하고, 이 가운데 4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단순히 구매를 대신해주기만 해도 사기방조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현지호입니다. [hyun.jiho@mbn.co.kr]

영상편집: 김경준
화면제공: 서울관악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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