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정부가 후임자 임명 없이 한국 주재 대사를 돌연 경질했습니다.
구체적 배경은 밝히지 않았지만, 재정난 등 경제적 사유로 대사관을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카라과 정부는 현지시간 23일 관보를 통해 "니카라과의 제니아 루스 아르세 세페다 주한대사 임명을 철회한다"며 "이 결정은 관보 게재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르세 세페다 전 대사는 지난해 5월 주한대사로 임명돼 7월 신임장 사본 제정과 동시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정식 제정했습니다.
대사 활동을 시작한 지 10개월을 채우지 못한 채 경질된 것입니다.
관보에는 구체적인 경질 사유나 배경이 기재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니카라과가 반미 외교노선을 고수하는 대표적인 중남미 국가 중 하나인 만큼 최근 북한·중국·러시아와의 연대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니카라과는 베네수엘라·쿠바와 함께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反美) 3국'으로 꼽히는 국가입니다.
한국과 니카라과는 1962년 수교 이후 1979년 산디니스타 정권 수립을 계기로 외교관계가 동결됐다가 비올레타 차모로 정부 출범 이후인 1990년 8월 정상화됐습니다.
주한 지나카라과 대사관은 1995년 처음 개설됐다가 2년 뒤 폐쇄했고 2014년 재개설됐는데, 니카라과가 실제로 주한대사관을 철수한다면 다시 문을 연 지 10년 만에 폐쇄하는 것이 됩니다.
[ 강재묵 기자 / mook@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