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멸종위기 산양 750마리 떼죽음…대체 왜?
입력 2024-04-14 09:56  | 수정 2024-04-14 10:26
산양 / 사진=인제군 제공, 연합뉴스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
환경부 "폭설로 먹이활동 지장"
환경단체 "ASF 방지 울타리 고립 추정"

산양 약 750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강원 북부 산양 폐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국립공원공단과 산양복원증식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산양 537마리가 폐사(멸실)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11일까지 210여 마리의 폐사 신고가 추가로 이뤄졌습니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폐사 신고된 산양이 15마리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여 만에 최소 747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국립공원공단과 센터 측은 "4월 해빙기에 들어서면서 폐사하거나 구조되는 산양이 증가했으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환경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산양 서식지인 강원 북부 고산지대에 눈이 자주 많이 온 점을 집단 폐사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국은 많은 눈이 쌓이면서 풀을 찾기 어려워진 산양이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이동하다가 탈진해 폐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겨울 강수량이 예년의 4.3배, 눈 내린 날은 5년 평균보다 2배 많은 등 산양 서식지 날씨가 유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양같이 네발 동물은 눈이 많이 쌓여 배가 눈에 닿으면 이동 시 2~6배 에너지가 더 소모됩니다. 특히 산양은 다리가 짧은 편이어서 배가 쌓인 눈에 닿기 쉽습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설치된 울타리를 집단폐사 주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울타리가 야생 멧돼지뿐 아니라 산양의 이동까지 막아 폭설 속에 고립되면서 폐사했다는 것입니다.

환경부도 이 같은 주장을 반영해 ASF 차단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5월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강원 인제군과 양구군을 비롯해 ASF가 비교적 소강상태인 지역을 중심으로 울타리 철망을 4m 정도 제거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것이 환경부 계획입니다.

정부가 ASF가 확산하는 걸 막고자 2019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설치한 광역 울타리 연장은 1831㎞에 달합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울타리를 합치면 약 3000㎞에 달하는 울타리가 설치됐습니다.

산양이 주로 서식하는 강원의 광역 울타리 연장은 전체의 64%인 1179㎞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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