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의 통탄...'내가 어떻게 살린 당인데'
입력 2024-04-12 07:01  | 수정 2024-04-12 07:14
사진=연합뉴스
"당 지지율 4% 폭망 당시 '당 살려달라' 말에 출마"
"선거비용 환수 못 받을까봐 속앓이"
"탄핵으로 연설 듣지 않아 트롯 한곡 부르며 집중시켜"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017년 탄핵 대선 당시를 돌아보며, 무기력한 웰빙 정당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22대 총선 결과 여당 참패의 씁쓸한 뒷맛을 되새겼습니다.

홍 시장은 어제 (11일) SNS에 지난 대선 후보 출마 배경과 선거 운동 과정을 소상히 적으며, 당의 위기에 통탄했습니다.

홍 시장은 글에서 먼저 지난 2017년 3월 당이 지지율 4%로 폭망하여 당의 존폐가 걸렸을 때 창원까지 내려와 당을 살려달라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하고 탄핵 대선에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거운동은 녹록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정우택)은 선거비용 환수 못 받는다고 TV 법정광고 44회를 11회로 줄였고 그마저 모두 잠자는 심야 시간대에 값싸게 방영해 선거 비용을 문재인,안철수의 절반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선자금 빌려준 은행은 돈 못 받을까봐 매일 여연에 와서 지지율 체크를, 사무처 당직자들은 질 것이 뻔하다면 6시만 되면 대부분 퇴근해 버렸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TV토론에선 우리 당을 뛰쳐 나가 출마한 후보는 문재인 공격은 안하고 나만 물고 늘어졌고, TV토론도 도와주는 사람 없어서 원고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처리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탄핵으로 연설 내용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어 연설 시작 전 유세장에서 트롯 한곡 하면서 집중토록 하고 유세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홍 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15%만 득표해 선거비용 보전만 받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24.1% 득표율로 안철수를 제치고 2등 했을 때 당 재정 파탄은 면했기에 국민들에게 참 고마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살린 당"인데, "후회되는 건 그때 당이 없어지도록 그냥 두었으면 지금처럼 무기력한 웰빙정당이 되지 않았을 건데 돌아보면 참 후회된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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