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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Pick] 대한민국 국회의원…300명, 금배지를 단 각각의 헌법기관
입력 2024-04-09 20:06  | 수정 2024-04-09 20:08
(사진 픽사베이)
4월10일 총선에서 우리는 또 300명의 새로운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그들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정치인의 목적이자 인정받을 수 있는 관문, ‘국회의원
오는 4월10일 제22대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열린다.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 구조이다. 민주당은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훨씬 상회하는 의석을 얻었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향후 총선에서 민심이 어떻게 작용될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행정부와 입법부가 대립 상황이 제22대 총선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히 정치의 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앞날에도 결코 이로운 점은 아닐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
정치인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일부 사람은 대권을 꿈꾸기도 하고, 지방의회 의원이나 선출직 도지사, 시장 등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정치인 대부분은 여의도에 입성하는 것이 제1의 목표이자 꿈이다.
‘정치적 권력 획득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자로 정의되는 정치인은 공직 후보자, 선출직, 정무직 공무원을 뜻한다. 정무직 공무원은 정당에 가입하여 정당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본다. 즉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장, 정무직 공무원, 정당 내에서의 요직 등에 재직 중이거나, 그러한 직을 역임했던 이들 다 정치인이다. 정당인 역시 정치인이다.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정당인도 정치인으로 구분하고 있기에 정당에 가입한 평당원인 일반 국민도 정치인인 셈이다.
(사진 픽사베이)
근대국가의 성립 이후 의회의 존재는 더욱 부각되었다. 즉 주권자인 시민이 선출한 대표자로서 시민을 대변하고, 대신해 정치에 참여하므로, 그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대의민주정치 체제의 삼권분립 형태의 국가에서는 의회가 입법부의 중요 구성원이다.
역사상 최초의 의회 형태는 930년경 아이슬란드 알팅그로 볼 수 있다. 이는 부족 연맹체 회의였다. 물론 그리스의 회의체, 로마 원로원이나 민회도 있고 우리나라도 고구려의 제가회의나 신라의 화백회의 같은 협의체는 있었다. 1215년 영국의 마그나카르타는 국왕이 의원 구성원으로서 귀족과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했지만 지금과 같은 의회 형태는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은 이후 미군정을 거쳤다. 1948년 5월10일 역사적인 첫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이루어졌다. 보통, 비밀, 평등, 직접선거에 의해 민주적인 선거였다. 당시 인구비례로 의원 수를 정했는데 38도선 이남은 200석, 38도선 이북은 100석이었다. 21세 이상의 국민에게 선거권이 부여되었는데 투표율은 무려 95.5%으로 총 198명이 제헌의원을 선출했다. 국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초대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제헌 국회는 1948년 7월17일 삼권분립의 정치 형태, 대통령과 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하는 간접 선거제 등을 포함한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고 공표했다.
이후 대한민국 헌법에 국회의원 선출 조항은 ‘제41조 ①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②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 ③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42조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로 되어 있다.
국회의원의 권한과 권리
(사진 픽사베이)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성원인 동시에 국회의원 각 개인 자체가 헌법기관이다. 지역구 253인과 비례대표 47인으로 구성하며 대우는 차관급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의원들은 선서를 한다. 물론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선서처럼 직무에 충실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하지만, 가끔은 그들이 말하는 ‘국민은 뭘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행동하고 말하는 의원들도 있다. 선거 때면 후보자들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다음 선거가 다가오는 4년 동안 그들은 가끔 의문을 부르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의 존재는 당연히 필요하다. 국민의 편의, 복지를 위한 법률을 발의, 제정하고 막강한 권한을 가진 행정부를 견제하며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하고 또 국정조사, 청문회, 대정부 질의 등을 통해 권력의 균형과 견제를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게는 막중한 책임과 함께 많은 권한과 권리가 주어진다. 그중에는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이 있다. 불체포 특권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할 수 없으며,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한 때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하는 것이다. 또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하여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 특권도 있다.
(사진 픽사베이)
국회의원에게는 일정 금액의 세비가 지급된다. 올해 국회의원 연봉은 1억5,690만 원이다. 일반수당은 월 707만9,900원, 관리업무수당은 63만7,190원이다. 여기에 상여금, 명절휴가비,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별도의 비용 등이 추가된다. 또한 국회의원은 KTX 특실, 비행기 비즈니스석, 의원회관 내 헬스장, 내과, 치과 등도 이용할 수 있고 공항 귀빈실도 이용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인력도 쓸 수 있다, 국회의원 1명당 4급 보좌관 2명, 5급 선임비서관 2명, 6급 비서관, 7, 8, 9급 비서 각 1명, 인턴 1명으로 총 9명까지이다. 이처럼 많은 보좌 인력이 있는 국가의 의회는 흔치 않다. 물론 미국의 연방 의회는 우리보다 보좌인력이 훨씬 많지만 인구 비례에 의하면 미국의 연방 의원 수는 우리나라보다 적은 규모이다.
참고로 미국 하원의원은 17만4,000달러(2억3,185만 원), 영국 하원의원은 8만6,584파운드(1억4,550만 원), 독일 하원의원은 18만7,712유로(2억6,948만 원), 일본의 상원격인 참의원은 연봉 2,172만8,000엔, 수당 연 620만 엔을 합해 2,772만8,000엔(2억5,000만 원)을 받는다.
국회의원 적정수에 대한 논란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는 300명으로 인구비례로 보면 인구 17만 명당 1명 비율이다. OECD 평균 9만9,000명당 1명에 비하면 많은 숫자이다. 미국은 상원 100명, 하원 435명이고 영국은 상원 345명, 하원 650명, 프랑스는 상원 348명, 하원 577명, 독일이 상원 69명, 하원 709명, 일본이 상원 245명, 하원 465명이다. 단원제인 스웨덴은 349명, 터키 550명, 그리스 300명이다. 이를 인구 비례로 보면 독일 13만6,000명, 프랑스 11만3,000명, 영국 9만6,000명, 이탈리아 6만4,000명, 호주 10만 명, 스페인 8만2,000명이다.
(사진 픽사베이)
우리나라보다 국회의원 국민당 비례수가 적은 국가는 미국, 일본, 멕시코 등이다. 미국이 만약 우리나라의 경우인 17만 명당 의원수를 선출하면 약 1,800명이나 된다.
최근 국회의원 수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많은 특권에 비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여론이었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세비 역시 소득 중위권으로 줄이자는 이야기도 있다. 반대로 국회의원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즉 300명이 갖고 있는 권한을 400명이 나누면 특권이 적어진다는 것. 또 국회의원의 수가 늘어나면 날로 증가하는 정부의 권한과 예산에 대한 세밀한 감시와 견제 기능도 활성화되는 장점도 있다. 이에 반해 국회의원의 수, 권한, 세비, 보좌인력 등을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이는 국회가 본연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두 가지 여론은 분명한 장단점이 있다. 국회와 국회의원은 당연히 필요한 존재이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와 권한 역시 인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픽사베이)
한국의 기업들은 세계 1류를 향해 가고 있다.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 역시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이 역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치는 과연 30년 동안 3류, 혹은 2류 정도는 되었는지, 우리 스스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들에게 더 열심히, 그리고 진정 국민을 위한 일을 하라고 우리가 소리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누구를 선택하든 그것은 국민의 자유이자 신성한 권리이다.
[ 권이현(라이프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4호(24.4.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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