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자담배인 줄 알았는데 액상 대마"...휘발유 붓고 분신 이유 밝혀져
입력 2024-04-02 11:40  | 수정 2024-04-02 13:12
29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8분쯤 의정부시 장암동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 A(32)씨가 자기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였다. / 사진=MBN DB

마약 환각 상태에서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분신을 시도한 30대 남성의 사건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지인으로부터 고급 액상 전자담배라는 말에 속아 액상 대마를 흡입한 것입니다.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의 한 주유소에서 불이 난 건 지난달 29일 0시 40분쯤. 주유소 직원 A 씨가 대마를 흡입한 후 휘발유를 자기 몸과 주변에 뿌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A 씨는 무언가에 취한 듯 느릿느릿 걸었고, 갑자기 기어다녔습니다. 이후 주유기로 다가가 몸에 휘발유를 부었고, 급기야 분신한 채 뛰어다녔습니다. 이 일로 A 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마약 사범인 A 씨가 마약에 취해 화재 위험 시설인 주유소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과거 해당 주유소에서 같이 근무했던 지인 B 씨의 말에 속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B 씨는 주유소를 관두고도 때때로 주유소를 찾아 A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담배를 피웠습니다. 사건 직전에도 B 씨는 A 씨를 찾아왔습니다.

B 씨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액상 전자담배를 꺼내 최근에 나온 고급 액상 담배인데 정말 좋다”며 자신이 먼저 한 모금 흡입한 후 A 씨에게 권했습니다.

A 씨는 의심 없이 흡입했습니다. 전자담배인 줄 알았지만 사실상 액상 대마였습니다.

A 씨는 대마 흡입 직후 갑작스러운 환각 증상에 당황해 이를 멈추기 위해 이성을 잃고 불을 질렀습니다. 또한 112에 마약을 했다며 직접 신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과 양측의 진술, 관련자의 전력과 전후 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A 씨는 B 씨의 말에 속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B 씨는 차를 타고 도주해 서울 도봉구에서 검거된 가운데, 경찰은 B 씨의 다른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해 마약 투약, 소지 등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사건 경위 등을 조사 중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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