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00명 의대 증원' 유연성 놓고 정부 vs 의료계 '평행선'
입력 2024-03-29 13:35  | 수정 2024-03-29 13:47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 의정갈등 피로도에 총선 악영향 우려
의대 증원 규모에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사 뿐 아니라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일축했습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오늘(29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는 즉시 수련병원으로 복귀하고 정부와 건설적인 논의에 참여해주기 바란다"며 "조건 없이 정부와 대화의 자리로 나와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의대 교수도 집단사직을 철회해주기 바란다"며 "교수의 집단사직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공의 사직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은 의사 직역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직접적인 당사자"라며 "의료개혁의 성패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태도는 국민의힘 일각의 요구와도 배치됩니다.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이어져 의료 파행이 장기화한다면 국민들의 피로감을 키워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서울 용산 후보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초에 우리 지지율이 올라가다 떨어진 것은 이종섭 호주대사 문제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부적절한 발언이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의정 갈등이 주요한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의 '2천명 증원안'에 대해선 "궁극적으로는 2천명으로 가더라도 그 2천명에 도달하는 것을 조금 미룰 수도 있고, 점진적으로 할 수도 있다"며 "유연성을 보이는 것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습니다.

경기 분당갑 후보인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YTN 라디오에서 "2천명 증원을 성역으로 남기면서 대화하자고 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다들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천명 증원보다는 점진적인 증원 쪽으로 가자"라며 "정말 필요한 의사 수를 계산해서 점진적으로,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증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어제(28일) 경기 화성에서 유경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도 "2천명 숫자에 집착하고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 눈에 오기로밖에 안 보인다"며 의정 갈등을 일주일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주문했습니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이 문제가 최대한 빨리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며 "의제 제한 없이 건설적 대화가 이뤄져야 결국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이날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언급한 조건없는 대화 제안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을 양보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가장 먼저 국민과 안전을 살펴야 하는 정부와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고도의 정치행위 해야 할 여당이 그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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