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주차장엔 출고된 새 차가 가득…주변엔 불법주차 몸살

【 앵커멘트 】
지하철 역사에 있는 환승주차장은 지하철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갓 출고한 새 자동차가, 그것도 100대 넘게 줄줄이 서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산업단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광주지하철 평동역입니다.

지하철 이용객을 위해 한쪽에는 160면 규모의 환승주차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주차장을 둘러봤더니 100대가 넘는 새 차가 줄을 맞춰 채워져 있습니다.

수출차량 선적장을 방불케 합니다.

임시번호판을 달고 있거나 아예 번호판이 없는 차도 있습니다.

이용객들은 행여나 새 차를 긁을까 조심스럽습니다.

▶ 인터뷰 : 주차장 이용객
- "저거(새 차 주차)는 원래는 안 해야 하죠. 그리고 여기 주차장 이용하시는 분이 많이 불편하겠죠."

역 건너편에 있는 기아 광주 출고장에서 세워둔 걸 의심했지만, 기아는 이미 판매된 차라고 밝혔습니다.

새 차들은 렌터카나 리스업체에서 먼저 출고해 보관 중인 차량으로 드러났습니다.

1대당 하루 2,500원꼴로 렌터카 업체들은 싸고 좋은 주차장을 마련했고, 주차장 측은 안정적인 수익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지하철 환승객들의 차는 역 주변 이면도로에 하나 둘 자리를 잡았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역 바로 옆 길가에는 이처럼 언제든지 차량을 주차할 수 있고 단속도 이뤄지지 않아 굳이 유료 환승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엄연한 불법주차지만 관할 구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주차장 위탁업체 관계자
- "단속을 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구청에서 안 하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방법 있겠습니까?"

광주교통공사는 적자를 줄인다며 주차장을 민간에 위탁했고, 운영은 민간 업체의 몫이라며 한 발 뺍니다.

▶ 인터뷰 : 광주교통공사 관계자
- "여유 공간을 비워두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경영효율화 쪽에서 생각했을 때…."

환승주차장이 수익을 얻는 대신 환승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포기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