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철회 '비동의 간음죄' 공약…국민의힘 "확실한 입장 밝혀야"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공약으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넣었다가 실무진 착오라며 해당 공약을 뺐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피해자 동의 여부에 따라 범죄 여부를 결정하면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공약집을 제출했습니다. 형법상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자는 겁니다.

이에 바로 비판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제가 있다. 반대한다"면서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될 시 입증 책임이 검사에서 혐의자로 전환돼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겁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수많은 국민이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성범죄로 수사 받고 인생이 송두리째 위협 받는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비동의 간음죄에서 도대체 어떤 경우가 비동의이고 어떤 증거가 있어야 동의가 입증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들어보라"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은 '실무진 착오'라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민주당 정책실장은 오늘(27일) 공지를 내고 "비동의 간음죄는 공약 준비 과정에서 검토됐으나 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당론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실무적 착오로 선관위 제출본에 검토 단계의 초안이 잘못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논의됐지만 이번 공약으로 포함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오늘(27일) 인천 남동구 만수새마을금고에서 열린 인천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의힘은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논평을 통해 "어디까지 동의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어렵고 지나치게 처벌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법조계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기준이 모호해지면 무고 위험성이 커지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총선 이후 녹색정의당과 함께 비동의 간음죄를 즉시 도입할 생각이기 때문에 10대 공약에 넣은 것"이라며 "거대 의석을 이용해 사회적 합의 없이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 한두 번인가. 확실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