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후 76일 아기 영양결핍 숨지게 한 친모, 항소심서 감형
입력 2024-03-27 16:28  | 수정 2024-03-27 16:31
창원지방법원 / 사진=연합뉴스

생후 76일 된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습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 민달기 고법판사는 어제(26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생후 두 달이 갓 지난 B양이 수일간 분유를 토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2022년 3월 27일 창원의 한 빌라에서 B양이 영양결핍과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출생 당시 B양의 몸무게는 2.69㎏이었으나 사망 당시에는 2.3㎏에 불과했습니다.


A씨는 부모에게 출산한 사실을 들킬 것을 우려해 B양을 병원에 한 번도 데려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범행은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지만, 부분적으로나마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이전까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 처벌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항소심 선고 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어이가 없는 판결"이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공교롭게도 오늘은 B양이 영양실조로 굶어 죽어 세상을 떠난 지 딱 2년이 되는 날이다"며 "협회에서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떠난 B양을 위해 오늘만큼은 많이 먹으라며 제사상도 차려놨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판부가 부분적으로나마 반성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것이 1심보다 형을 4년이나 감형해 줄 사유가 되는 것이냐"며 "반성문을 내면 다 반성한 것이 되는지 묻고 싶다. 너무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김성현 회원이 차린 B양 2주기 제사상 / 사진=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younsu4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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