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택 수 빼줘도 '악성 미분양' 안 산다…자진 폐업 900건 돌파
입력 2024-03-25 19:00  | 수정 2024-03-25 20:06
【 앵커멘트 】
지금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지만, 여기에서 더 나빠지면 건설사들의 부실이 최대 8.7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상황이 어느 정도이길래 이런 얘기가 나오는 지, 먼저 김경기 기자가 지방 악성 미분양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고 39층, 광안대교뷰를 자랑하는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이달 입주와 함께 선착순 특별분양에 들어갔습니다.

계약금 분납에 잔금 7개월 유예를 내걸었지만, 인기인 고층도 미분양 물건이 남아 있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이 아파트는 고층 바다뷰, 고급마감재 등을 내세워 올초 후분양에 나섰지만, 대거 미달돼 준공 후 미분양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인터뷰 : 분양 관계자
- "광안대교 뷰를 선호하셔 가지고, 그래서 아직 저층 쪽에는 조금 많이 남아 있고, 위층에는 얼마 안 남아 있어요."

인구 328만 명,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1월말 기준 1,174가구로, 한 달 만에 33%나 늘어났습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를 앞지른 것으로, 미분양 3채 중 1채는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악성 미분양'입니다.


정부가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을 계약하면 양도세·종부세 계산 때 주택 수에서 빼주기로 했지만, 그럼에도 늘고 있는 겁니다.

대구 역시 1천 가구 넘게 준공 후 미분양이 쌓여있는 가운데, 올해만 2만 가구가 입주에 들어가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본격적으로 세제를 건드려서 취득세에 대한 규제 완화라든지 아니면 보유세에 대한 규제 완화라든지 조금 더 나아가서는…."

업무, 상업용은 물론 비교적 안전한 주거용 건물까지 악성 미분양 위험에 노출되면서 건설사의 올해 자진폐업 신고 건수는 벌써 1천 건에 육박하며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강준혁·황주연 VJ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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