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투표 오른 1·2위 후보 모두 '강경파'…정부-의협 협상 난항 예상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차기 회장을 결정짓는 결선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협과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1차 투표에서 1,2위에 오른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 모두 '의대 2천 명 증원'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이날부터 이틀간 제42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결선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선 투표에는 지난 20∼22일 사흘간 진행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임현택 후보와 2위인 주수호 후보가 올랐습니다. 이들은 각각 12,031표와 9,846표를 얻었는데, 과반 득표자가 없어 최종 당선자는 결선 투표를 통해 결정됩니다.
두 후보 모두 '강경파'로 분류되기에 누가 차기 의협 수장이 되든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임 후보는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 후보는 출생아 수 감소를 근거로 들면서 "의대 정원은 500∼1,000명 줄여야 한다"며 증원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이 사태의 책임자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파면과 대통령의 사과, 이 사태를 초래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또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도 철회해야 한다"며 "수가뿐만 아니라 수십 년간 누적된 의료의 모든 문제를 이번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수호 의협 회장 후보, 경찰 3차 소환조사 출석 2024.3.25 / 사진=연합뉴스
주 후보 역시 의대 증원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주 후보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는 의협 대의원 총회 의결사항"이라며 "증원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정부와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주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한쪽으로는 대화하자고 쇼를 취하면서 어제만 해도 우리 비대위원 중에 한 분이 또 참고인으로 추가 소환을 당했다"며 "뒤로는 계속해서 의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는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부터 시작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에 대해서는 "(의사를) 계속 압박하면 굴복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으로 판단한 정부의 오판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