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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mer News] 와인, 위스키 다음은 ‘데킬라’…고도주 시장서 존재감 커진다
입력 2024-03-25 14:58 
돈 훌리오 1942(사진 디아지오코리아)
주류업계가 올해 새롭게 유행할 주류로 데킬라를 점찍었다. 와인, 위스키에 이어 데킬라를 찾는 국내 젊은 층이 늘자 저마다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고(高)도주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차 고급화·다양화하는 가운데 데킬라가 과거 ‘클럽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인기 주류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 멕시칸 레스토랑 엘몰리노에서 ‘돈 훌리오 브랜드 패션 행사를 열고 데킬라를 소개했다. 돈 훌리오는 데킬라의 본고장 멕시코를 대표하는 럭셔리 데킬라 브랜드다. 브랜드 창업자이자, 데킬라를 만드는 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란 돈 훌리오 곤잘레스가 1942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지난해 드링크 인터내셔널 매거진 브랜드 리포트 베스트셀러 데킬라 1위 및 다양한 어워드에 선정되며 세계적인 데킬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9월 돈 훌리오 브랜드의 데킬라 중에서도 최상위 제품군으로 꼽히는 ‘돈 훌리오 1942를 국내에 들여왔다. 돈 훌리오 1942는 돈 훌리오 곤잘레스가 직접 개발한 독자적인 효모를 사용해 발효를 진행한다. 한 병이 만들어지기까지 최소 8년이 걸리며, 미국산 오크통에서 최소 2년 이상 숙성한 100% 블루 아가베(용설란과에 속하는 두꺼운 잎을 가진 대형 식물)를 사용한다. 캐러멜과 아몬드, 커피 등이 어우러진 향에 은은하면서 부드러운 질감과 다크 초콜릿의 끝맛이 특징이다. 또한 돈 훌리오 1942는 미국의 저명한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서 제공되는 대표적인 주류이기도 하다. 병 디자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길게 뻗은 아가베 잎을 형상화하고 있다. 750㎖ 한 병 가격은 백화점·와인숍 기준 30만 원 안팎이다.
돈 훌리오 1942(사진 디아지오코리아)
데킬라는 최근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국내 젊은 층에게도 관심받고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급 데킬라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증가 추세로, 수치로도 드러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데킬라 수입량은 2020년 434t에서 지난해 755t으로 74.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253만1,000달러에서 647만6,000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수입량은 전년 대비 12.8% 줄었는데, 그럼에도 수입액은 9.4% 늘어 데킬라 중에서도 고가 제품의 수입이 늘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취향이 고급화·다양화하면서 데킬라도 ‘클럽 술을 넘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드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데킬라 인기가 상승하자 국내 주류업체들이 프리미엄 데킬라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4일 프리미엄 데킬라 ‘코모스를 선보였다. 코모스는 100% 블루 아가베로 만든 고급 데킬라 브랜드다. 미국 주류전문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최초로 100점을 받기도 했다. 국순당은 세계적인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캔달 제너가 2021년 출시한 데킬라 브랜드 ‘818 데킬라를 국내에 공식 론칭했다. 이 제품 또한 8년 이상 재배된 블루 아가베만을 이용해 만들며, 제품별로 오크통에 짧게는 3주, 길게는 8년가량 숙성 과정을 거친다.
트랜스베버리지가 수입하는 프리미엄 데킬라 ‘에스폴론도 있다. 에스폴론은 멕시코 로스 알토스 산악지대에 있는 증류소에서 100% 블루 웨버 아가베만을 사용해 만든다. 수확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증류소 내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 발효 과정에서 음파의 진동으로 효모가 활성화되도록 도와주는 등의 섬세하고 독특한 공정을 거친다. 에스폴론은 올해 1월 기준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27% 성장했다.
[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사진 디아지오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2호(24.3.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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