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확인] 불법 촬영 범죄에 악용된 휴대전화, 수사 후 주인에게 반환된다?
입력 2024-03-25 08:39  | 수정 2024-03-25 08:55
【 앵커멘트 】
얼마 전 축구선수 황의조 씨가 등장하는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형수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었죠.
그런데 이렇게 수사기관이 압수했던 불법촬영물이 담긴 휴대전화는 조사가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원래 주인인 범죄자에게 돌려주는지, 아니면 폐기되는지 정확히 아시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확인>에서 이혁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기본적으로 불법 촬영에 사용된 휴대전화는 '몰수' 대상입니다.

몰수한 물품은 범죄자에게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만, 최종적으로 몰수를 하려면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구형을 할 때 휴대전화를 몰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몰수가 가능한 겁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늘 휴대전화 몰수 조치를 내렸을까요?

취재진이 그간의 사례를 살펴 봤는데, 그렇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2016년 한 10대 여성을 성폭행하며 불법 촬영한 남성의 휴대전화를 법원은 몰수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에도 불법 촬영 범죄에 활용된 휴대전화 2대 중 1대만 몰수 선고를 내렸다가 검찰이 항소해 결국 2대 모두 몰수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분석한 판결문을 보면 불법 촬영 범죄 사례 10건 중 1건은 휴대전화를 몰수하지 않았습니다.

사안마다 이유가 모두 다르긴 하지만, 피고인이 이미 휴대전화 속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거나, 생업과 같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요 목적이 있어 몰수할 경우 피해가 클 경우라면 법관의 판단에 따라 몰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촬영에 이용된 휴대전화가 범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명제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로 판단됩니다.

다만 법무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불법 촬영물과 여기에 이용된 휴대전화를 법원의 판단 없이 몰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확인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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