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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고거전’, 전투력 최고였을 때 찍어...최수종 선배 있기에 아름답게 마무리”[M+인터뷰①]
입력 2024-03-25 08:02 
가수 겸 배우 김동준은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1 ‘고려 거란 전쟁’에서 고려의 8대 왕이자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인 현종 역을 맡았다. 사진=메이저나인
가수 겸 배우 김동준은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1 ‘고려 거란 전쟁에서 고려의 8대 왕이자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인 현종 역을 맡았다.

그는 혼란한 정세 속 점차 성장하는 왕의 모습을 훌륭하게 표현하며 호평받았고, 특히 강감찬 역의 최수종과 특급 케미를 발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호평이 있기까지 김동준의 연기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동준은 드라마 초반 어색한 연기력으로 인해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김동준은 이를 이겨내고 마지막에는 ‘김동준 재발견이라는 말을 듣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진짜 실감이 안 났다. 인터뷰하면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나올 때만 해도 당연스럽게 문경 가야 할 거 같았는데...하하. 지금 사복이 정말 어색하다. 올해 샵을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위해 간만에 삽에 가서 머리도 하고 예쁘게 꾸몄다. 머리도 현장에서 그곳에 계신 스태프가 잘라 줬다. 그러다 보니 샵 갈릴 없이 지냈는데 오랜만에 머리 다듬으러 샵에 갔더니 낯설더라.


처음 캐스팅이 됐을 때 어땠는지.

이번 작품이 제대하고 첫 작품이다. 전투력이 맥스였을 상태였고 안에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밖으로 막 표출되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전역 후에도 마음가짐은 군인이었고, 대본을 받고 보니 공교롭게 제목도 전쟁이라 ‘전쟁에 나가는 자세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미소)

군대에 있으면서 쉼 없이 달려오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러면서 다른 분들이 하는 연기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 ‘무조건 어떤 작품이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감독님께서 ‘머리 잘라야 하는데...라고 물으셔서 ‘머리 밀 수 있어요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님께서 미는 건 또 안 된다고. 하하. 타협점이 6mm였다. 그런데 문제점이 발생했다. 여름에 촬영하는 데 머리카락이 없으니 정말 따가워 두피가 탈 정도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삿갓을 쓰고 살았다.

전역 후 복귀작이자 첫 사극이다. 여러모로 부담감이 컸을 텐데.

부담감은 아주 컸다. 현종이라는 인물 자체를 표현해야 하니깐...너무 대단한 분이지 않나. 성군이라 생각한다. ‘성군을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수종 선배, 감독님과 함께했기에 현종을 그려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동준이 정통 사극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메이저나인
퓨전도 아닌 전통 사극을 해 보니 어떤가.

정말 대본을 받고 종일 고민만 했던 기억이 난다. 늘 대본을 보면서 순간순간 드는 생각을 메모해놨다. ‘이럴 때는 어떨까?라는 생각했으면서 작품에 매진하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갔다. 돌이켜 보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인물과 대본만 생각하고 공부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종 캐릭터를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어떻게 만들어 가려고 했나.

왕손에서 현종이 되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 나갔다. 처음에는 10대의 모습을 그렸다. 순수함과 패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중간에는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고, 마지막에는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점점 목소리 톤도 과묵해지고 싶었고, 최수종 선배에게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라고 이야기 해줘서 수긍하고 보면서 많이 따라 했다.

완성된 현종의 모습을 보고 최수종이 이야기 한 말이 있다면?

‘고생했다라고 말을 해줬다. 중간에는 ‘사극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참 많은 연기의 폭을 늘릴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이 말을 듣고 사극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했던 시간의 연속이었다. 리허설을 끝내면 내려가서 수종 선배에게 ‘어떠세요. 아이디어 좀 주세요라고 물어봤다. 선배님에게 많이 보고 배웠던 시간이었다. 최수종 선배는 사극계의 교과서가 아닌가. 하하. 공부하는 느낌으로 작품에 임했던 거 같다.

혹 애드리브가 있었을까?

애드리브는 할 수 없었다. 내가 그럴 존재가 아니니깐. 다만 의견을 낸 장면은 있다. 마지막에 ‘강감찬에게 ‘살펴 가시오라고 말을 한 뒤 인사하면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왕이 신하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없지만 강감찬이라면 가능했을 법도 했기에 최수종 선배에게 의견을 물었고, 최수종 선배도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방송에 나오게 됐다.

이번에 정말 선배들에게 많이 도움을 청하고 받았다. 유독 대사가 그래” 뭐요”가 많았는데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지?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선배들에게 이러한 고민을 이야기하니 많은 피드백을 주셨고, 덕분에 각기 다른 ‘그래와 ‘뭐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김동준이 ‘고려거란전쟁 초반 연기력 혹평을 들어야 했던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사진=메이저나인
호평받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초반 미스 캐스팅부터 연기력 논란까지 혹평이 이어졌다. 이를 이겨내기가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드라마 자체가 현종이 성군이 되기까지의 성장이 많이 보이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내가 연기하고 있는 현종 캐릭터가 시간이 점차 지나면 대중들에게 설명이 될 거라 생각했다. 왕의 교육을 받고 자라지 않은 인물이 점차 왕이 되어가는 인물이고, 마지막에 왕이 된 모습으로 성군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라 내 연기만 제대로 한다면 시청자들도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했다. 사실 촬영에 집중하느라 논란 등에 대해 몰랐다. 그저 시간이 지날수록 현종을 표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촬영에 더 집중했던 거 같다.

공교롭게 감독님이 불화설까지 제기되며 유종의 미에 오점을 남겼는데.

감독님들의 불화? 전혀 못 느꼈다. 현장이 정말 좋았다. 모든 사람이 드라마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이 드라마의 완성과 방향인데. 조금씩 생각이 다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종방연 날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렇게 행복했던 현장은 처음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처음에 이런 기사를 접하고 응? 이라며 의아해했다. 정말 종방연 때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촬영이 끝나고 모든 배우, 스태프와 전우애가 많이 생겼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수종 선배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끌어나가고 정말 대단하시다.

사극이 또 한 번 제안이 온다면?

찾아주면 어디든 간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어느 날 최수종 선배에게 ‘많이 지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촬영 끝나고 다 잊어서 그래라고 하셨다. 나 역시 ‘고려거란전쟁을 힘들게 촬영했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잊을 거 같다. 하하.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장르의 구분 없이 도전하는 게 사람인 거 같다.

우려와 잡음 등이 있었지만 드라마는 호평 속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솔직한 속내가 궁금하다.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의 관심에 감사하다. 인기가 있기에 따라오는 반응이라 생각한다. 나는 현종이라는 인물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게 목표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누구보다 많은 업적을 이룬 성군이고, 이를 잘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안하나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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