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출 500대 기업 23% "챗GPT로 자소서 쓰면 불합격"
입력 2024-03-24 15:02  | 수정 2024-03-24 15:49
챗GPT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신입 16%가 조기퇴사...41% "적성 안 맞아"
신규채용 결정요소 1위 '직무관련 일경험'

국내 매출 상위 500개 기업의 23%이상이 입사지원자가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이들 기업에 입사한 신규입사자의 16% 가량은 1년 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직한 신입직원의 41%는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기업이 꼽은 신규 채용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직무경험이었습니다.

오늘(2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작년 11월20일~12월22일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315개소 응답·응답률 63.0%)으로 실시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29.5%)과 청년(52.4%) 모두 미래의 채용에서 가장 큰 변화 요인을 ‘인공지능(AI) 활용 증가로 예상했습니다.


청년은 기업보다 AI활용 채용, 비대면 면접 도입 등에 대한 체감도가 높았고, 기업은 ‘4차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2위, 24.8%)의 영향이 클 것으로 봤습니다.

기업은 구직자들이 챗GPT로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대해 ‘독창성·창의성이 없어 부정적이다라고 평가(64.1%)했고, 확인되면 해당 전형에서 감점(42.2%)·불합격(23.2%) 등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진 = 고용노동부

대부분(73.0%)은 자기소개서가 챗GPT를 활용해 작성됐는지를 판별하진 않고 있지만, 향후 자기소개서 선별역량을 강화(51.1%)하거나 다른 전형 비중을 높이게(41.0%)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응답기업의 신규입사자 중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퇴사자는 신입이 57.2%, 경력직이 42.8%로 주된 퇴사 사유는 ‘더 좋은 근로조건으로 취업(신입 68.6%, 경력 56.2%)이거나, 신입의 41.0%가 ‘업무가 흥미·적성과 달라(1+2순위)이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적으로도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진로탐색·일경험 기회 제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기업의 75.6%는 조기 퇴사로 인한 기업의 손실비용(1인당 채용·교육 비용 등)이 2,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기업의 3.8%를 제외한 모든 기업은 입사자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온보딩 시 강조사항은 ‘조직문화(의사소통 방법 등) (84.2%), ‘회사 비전·목표(67.3%) 등 조직문화 적합성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온보딩 효과에 대해 79.4%가 ‘조기퇴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만, 여타 일반기업에서는 ‘조직·예산 부족(54.6%), ‘경영진 관심·의지 부족(50.2%) 등으로 온보딩이 활성화되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기업이 매출 500대 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못한 중소기업에 대해 온보딩 운영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들의 직무중심 채용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응답기업 중 79%가 작년 하반기 정기공채와 수시특채를 병행했고, 대다수는 향후 수시특채(81.6%), 경력직 채용(70.8%)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진 = 고용노동부

평가기준은 학교·전공·학점 등 스펙(36.2%)보다는 직무경험·경력 등 직무능력(96.2%)이 중요하며, 채용전형 중 서류·필기보다는 면접 중심(92.1%)으로 채용한다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기업들이 신규채용 결정요소로 꼽은 1위는 ‘직무관련 일경험(35.6%), 2위는 ‘일반직무역량(27.3%)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의 인식을 정작 청년 구직자들은 여전히 잘 모릅니다. 앞선 조사에서 청년들은 일경험의 중요도를 4번째(12.7%)로 꼽았습니다. 여전히 자격증 등 스펙이 취업을 좌우한다고 보고,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입니다.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취업지원으로 ‘일 경험 기회 지원(1위, 76.2%)을 꼽았습니다. 취업에 필요한 일경험 방식으로는 ▷장기(3~6개월) 인턴십(74.0%)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성과 제출(34.6%) 을 꼽았습니다.

이같은 결과에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일경험 사업, K-디지털 트레이닝, 올해 신설한 온보딩 지원을 포함한 청년성장 프로젝트 등 최근 집중하고 있는 청년정책들이 직무중심 채용 수요와 청년들의 취업준비 방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대학·자치단체 등과 적극 협업해 청년정책의 효과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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