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랜스젠더, 여성부 스포츠 경기 출전이 공정?...챗GPT는? [일문Chat답]
입력 2024-03-24 08:00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 수영대회에 출전해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 부문에서 우승한 리아 토머스 선수. / 사진=연합뉴스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키 193cm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가진 리아 토머스.

일생을 남자로 살아왔지만 남자 수영 선수였던 당시 대회에서 매번 500위권에 머무르며 두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토머스는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비수술 성전환을 했고, 남자 성기를 달고 지난 2022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 종목에 출전해 우승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로 이름을 올린 것도 잠시.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운동선수 16명은 토머스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랜스젠더 선수가 생물학적 성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이 일치하는 이른바 ‘시스젠더 선수와 같은 대회에서 경쟁하는 것이 ‘공정하느냐에 대한 의문입니다.

국내 최초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 / 사진=연합뉴스

비단 바다 건너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강원도 철원에 거주하는 38살 나화린 씨도 공정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나 씨는 트랜스젠더 여성 최초로 지난해 제58회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여성 부분에 참가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여자가 되고 싶었던 그는 오래전부터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아왔고, 2022년 성전환 수술을 받아 현재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도 ‘2로 시작하는 여성이 됐습니다.

이처럼 스포츠계에서 성전환 사례가 논란이 되는 경우는 통상 남성이 여성으로 성전환 했을 때 발생합니다. 스포츠 종목별로 ‘여자부, ‘남성부, ‘혼성부로 구분되는 것 또한 신체적 기반에 맞춰 승부를 겨룬다는 데 초점 맞춰진 데 따른 것입니다.

트랜스젠더의 성적 정체성을 인정하는 포용력과 경기 참가로 발생하는 공정성 문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불거진 가운데,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챗GPT 대회 참여·공정한 경쟁 환경의 균형 중요”

사진=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캡처

MBN은 챗GPT4에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와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선수의 스포츠 대회 경쟁은 공정한가?라고 물었습니다.

우선 챗GPT는 과학적 관점에서 성전환 과정에 포함된 호르몬 치료가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신체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챗GPT는 호르몬 치료는 근육량과 힘, 지구력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적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선수가 성전환하기 전에 경험한 골격 구조, 신장, 손발의 크기와 같은 변경할 수 없는 신체적 특성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윤리적 관점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그들이 인식하는 성별의 카테고리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인권의 문제로 본다”면서도 시스젠더 여성 선수들에게도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선수의 경쟁 참여 권리와 공정한 경쟁 환경사이의 균형을 강조한 겁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신체적 능력은 더 우월한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전환 여자 선수의 뛰어난 경기력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남자일 때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아 선천적인 여자 선수보다 여전히 신체적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원 토미 룬드베리 박사는 2019년 ‘테스토스테론 억제 요법에 따른 성전환자의 근육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트랜스젠더 여성 11명에게 약 1년간 남성호르몬 억제 요법을 사용한 결과,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보다 훨씬 많은 근육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룬드베리 박사는 남성과 여성은 사춘기부터 근육량, 골밀도를 비롯해 심장, 폐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달라진다”며 현재로서는 성전환 선수에게서 남성의 이점을 없앨 의학적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럭비 대표기구 월드럭비(WR)가 여성부 국제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금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학계에선 근밀도가 운동능력치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일 수 없고 사람마다 신체적, 후천적 변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유·불리를 단정하기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성전환 선수 참가 규정 마련 나서야

국내 최초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 / 사진=연합뉴스

나는 논란이 되고 싶습니다”

앞서 소개된 사이클 대회에 출전한 나화린 씨는 자신의 대회 출전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상을 받으면 대중의 공감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명예로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나는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기준은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지만, 국내 스포츠 대회의 경우 제자리 걸음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조건부 허용하며 △성전환 수술 여부 △최소 2년간 호르몬 치료 등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2015년 성전환 수술 여부 대신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를 새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이 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맞지만, 그 수치가 성별에 귀속되지 않는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인권단체와 과학자들의 논의 끝에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관련 원칙을 다시 세우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개별 종목 스포츠연맹의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요. 사실상 ‘경기인 등록규정에 성전환 선수에 대한 내용 자체가 부재합니다.

대한체육회 측은 각 종목마다 현행 경기인 등록규정에 따라 대회 출전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대회마다 다 상이하다”면서도 전국체전을 기준으로는 (성전환 선수의 경기 출전 규정) 단어 자체가 언급이 안 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성과 여성 신체적 특징 모두 지닌 DSD(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성적 발달의 차이) 선수를 모두 포함하는 오픈 부분 신설 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종목별 국제연맹(IF)과 대회 주관 단체 역시 관련 규정 마련에 나선 만큼 국내 스포츠계의 논의도 시급해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