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백인 학생 4명이 흑인 학생의 무릎을 꿇게 해 억지로 자신의 신발에 입을 맞추게 한 영상이 확산되며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컴브리아주에서 흑인 남학생 1명이 4명의 백인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조롱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된 영상을 보면, 백인 학생들이 흑인 학생을 밀치며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한 백인 학생은 피해 학생에게 계속 "내 신발에 입 맞춰"라고 강요했습니다. 여러 차례 저항하던 피해 학생은 강요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진흙투성이의 가해 남학생 신발에 입을 맞췄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백인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도망가는 피해 학생을 쫓아가 괴롭혔습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자, 컴브리아 경찰이 개입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사건 당일 현지 경찰은 가해 백인 학생 중 한 명을 체포하고, 다음 날 나머지 가해 백인 학생 3명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경찰 측은 "사건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포되고 있고 해당 사건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안다"며 "용의자들이 체포된 만큼 피해 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영상 공유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현지 반(反) 인종차별 시민단체 측도 17일 SNS를 통해 "모든 어린이는 안전하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권리가 있으며 피부색, 민족 또는 기타 특징에 따른 차별이나 괴롭힘, 폭력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종차별 증오 범죄가 담긴 영상이 유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이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영상 공유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