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절반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실제 활용 비율은 15%대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에서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 해법이 모색됐습니다.
이 자리에 손연정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시간 근로, 경직적 근로관행을 벗어나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유연근무제는 일·생활 균형, 노동자의 웰빙, 성평등,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에 따르면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2016년 4.2%에서 코로나19 이후 2021년 16.8%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감소해 15.6%에 머물렀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반짝 증가했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겁니다.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지난해 기준 전체 임금 근로자의 47%는 유연근무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 연구위원은 "유연근무 활성화를 위해선 업무 과정에 대한 통제보다는 업무 결과를 강조하는 직장문화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조직 내 신뢰 구축이 전제 되어야 도입과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반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양질의 촘촘한 돌봄서비스 제공이 전제돼야 하며,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시간과 강도를 늘리는 '유연성의 역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유연근무제가 근무 방식의 표준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유연근무제가 전통적 성 역할을 강화하는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양성 평등한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회복하는 고용노동정책"이라며 "지금까지의 사고방식과 틀에 갇힌 관성적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모든 것을 원점에서 고민해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