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 돋보기] 개원의도 단체행동 조짐…강대강 대치 여전 "전세기 내서라도 환자 치료"
입력 2024-03-18 07:00  | 수정 2024-03-18 07:08
【 앵커멘트 】
전공의 사직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사직 날짜를 못박은 가운데, 전문의뿐만 아니라 개원의, 즉 동네 병원들도 단체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여전히 정부와 의료계는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평행 노선을 그리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정책부 신용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신 기자, 개원의들도 집단행동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어제(17일) 대한개원의협의회 학술대회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토요일이나 야간 진료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협의회 차원에서 결정한 건 아니고 개원의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주 진행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후보 5명 중 4명이 의대 증원 반대파인데다, 회장 선출이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의협 차원의 단체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동네 병·의원들이 단축 진료를 넘어서 집단 휴진까지 결의한다면, 의료 대란은 현재 상황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1-1 】
동네 병원은 어떻게 집단행동을 하겠다는 건가요?


【 기자 】
네, 이른바 '준법 투쟁'이라는 방식인데요.

야간 진료나 주말 진료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주 5일만 근무하는 겁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 근로시간이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죠.

이걸 지키겠다는 건데요.

정부는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진료 활성화를 위해 야간과 주말에 진료하는 병·의원에 수가를 가산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로 많은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간·주말 근무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차라리 워라밸이라도 찾자"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개원의들은 자영업자인데 스스로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게 맞는거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질문2 】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2천 명 증원에서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죠?


【 기자 】
맞습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어제 한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논의하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결정된 숫자까지 힘으로 뒤로 물리게 하는 것이 의료계 문제의 본질"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에 대해 "국민에 대한 대단한 겁박"이라며 "집단행동으로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질문 2-1 】
사실상 의료계를 향한 선전 포고인 셈이네요.


【 기자 】
네, 의료계도 비슷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본인 SNS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전세기"라는 글을 올렸고, 노환규 전 의협 회장도 "이 사람에게 들은 건 협박하기, 책임 떠넘기기, 그리고 갈라치기"라고 박 차관을 겨냥했습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한 명은 있겠지, 참의사 김윤"이라고 말하면서, 의대 증원 찬성파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이름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가 계속 강대강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의·정 갈등에 따른 국민 피해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 지금까지 사회정책부 신용수 기자였습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편집: 이주호
그래픽: 백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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