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투표용지에 남편 이름을?...푸틴 5선 확실시

'러 투표 시위' 나발니 부인, 푸틴에 "살인자이고 깡패...협상 있을 수 없어"
푸틴 88% 득표율...5선 확실시

지난달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러시아 대통령선거 마지막 날인 현지시간 17일 투표용지에 남편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이날 정오에 맞춰 러시아와 세계 곳곳의 투표소에서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무효표를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표출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AFP·A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 부인 나발나야는 이날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투표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나발나야가 대사관 앞에 늘어선 줄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이후 나발나야는 투표소에서 나와 앞에 모인 취재진과 지지자들에게 "와서 줄을 서 준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물론 나는 나발니의 이름을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있는지 질문에는, "메시지는 그만 물어 달라"며 "그는 살인자이고 깡패이므로 그와는 협상도 무엇도 있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5선이 확실해졌습니다.

반정부 성향 인사들은 후보 등록이 거부됐고, 등록된 나머지 대선 후보들의 존재감은 미미합니다.

러시아 선관위에 따르면 초기 개표 결과 푸틴 대통령은 88% 득표율을 보입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휘청이던 러시아를 일으켜 세운 지도자라는 평가와 권위주의로 장기 집권하는 '스트롱맨'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