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빅5'의대 중 3곳 사직 결의…전국 의대교수 '집단사직' 임박
입력 2024-03-15 13:36  | 수정 2024-03-15 13:37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 '결의'…오늘 19개 의대, 뜻 모으기로
당장 의료현장 떠날 가능성 작지만, 환자들은 '불안'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실로 향하고 있다. 2024.3.13 / 사진=연합뉴스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는 의대 중 3곳의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하면서 의료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출범한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대 증원 반대와 전공의 보호를 위한 사직 결의에 대해 19곳 의대 교수들의 뜻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가운데 교수들마저 병원을 떠나면 지금보다 더 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해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각 의대 교수협에서 집단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건 서울대와 가톨릭대, 울산대 등 3곳입니다. 모두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의대 3곳 교수들 모두 사직서 제출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으나,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등으로 피해를 볼 경우 언제든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 통지를 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나머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대와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출범해 다른 대학과 협력을 강화합니다.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대위에 참여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날까지 마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무사히 복귀해 각각 교육과 수련을 마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들과는 별개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대학별 상황을 공유하며 사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지난달 19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후 교수들과 전임의들은 이들의 공백을 메워왔습니다. 비상진료체계 가동을 위해 이들은 외래 진료와 수술, 야간 당직을 모두 도맡아왔습니다.

수도권의 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공의들이 다 빠져나가면서 하루 걸러 야간 당직을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며 "사직을 생각하진 않지만 몸도, 마음도 한계에 부딪힌 건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잇따라 사직을 예고하면서도 '우선은' 환자 곁을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를 이끄는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도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 전까지는 환자 진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복수의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를 떠나겠다는 게 아니라, '강대강'으로 치닫는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데 주목해 달라고 강조합니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우리는 진료를 보는 의사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며 "환자와 의대생, 전공의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상급 종합병원에서 아버지가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40대 여성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담당 교수님이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시지만, 혹시나 사직하시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전공의나 의대생은 보호해야 하고, 정작 환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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