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발적이었다"…성폭행·살인미수 '징역 50년' 20대 항소
입력 2024-03-15 08:29  | 수정 2024-03-15 08:36
대구 법원. / 사진=연합뉴스

일면식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상해를 가하고, 이를 제지하는 여성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가 징역 50년형이 부당하다며 감형을 주장했습니다.

대구고법 형사1부(정성욱 부장판사)는 어제(14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받은 A(29)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A씨는 1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A씨 측 변호인은 "살인미수 혐의 부분과 관련해 살해의 고의가 없이 우발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현재 건강 상태와 치료 경과, 피해 회복 등과 관련해 양형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대구 북구 한 원룸에 귀가하던 B(23·여)씨를 뛰따라 들어가 흉기로 손목을 베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때마침 원룸에 들어와 자신을 제지하는 B씨의 남자친구 C(23)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습니다.

A씨는 배달기사가 원룸에 사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도 경계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배달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그러다 길을 가던 B씨를 우연히 발견해 집까지 뒤따라가, 일면식도 없는 B씨 등을 상대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으로 B씨는 손목의 신경이 손상됐으며, C씨는 뇌에 손상을 입어 사회연령이 11세 수준으로 간단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 영구적 장애를 얻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1심 법원은 유기징역형으로는 최장기인 징역 50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하며 "피해자들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 괴로워하고 있고 피해자들 가족들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충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8일에 열립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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