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생 수 감소에도 작년 '사교육비 27조' 썼다…역대 최고치
입력 2024-03-14 14:29  | 수정 2024-03-14 14:4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 사진=연합뉴스
학생 수 감소에도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교육부, 목표 달성 실패
'사교육 참여율'도 최고…'고등학교 사교육비' 증가율도 7년 만에 최대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의대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논란 속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 약 3천 개 학교 학생 약 7만 4천 명을 대상으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1조 2천억 원) 증가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 4천억 원), 2022년(26조 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8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7만 명(1.3%) 감소했는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난 것입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 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입니다.

사교육비 규모 / 사진=교육부, 통계청 제공

사교육비 증가세는 '고등학생'이 주도했습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 5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었습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전체 사교육비의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원으로 달려간 고등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의대 열풍이 이어진 점도 고등학교 사교육비를 밀어 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킬러문항 논란이 고등학교 사교육비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명백하게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전체적인 사교육비 증가율 자체가 많이 꺾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8% 증가한 43만 4천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2023년 기준 3.6%) 이내로 잡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실패했습니다.

서점에 놓인 EBS 수능 연계 교재 / 사진=연합뉴스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교육부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증가세 자체는 둔화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지난해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75.4%로 0.8%p 하락했습니다.

무료로 전환된 EBS 중학 프리미엄 이용자가 2023년 1만 4천 명에서 31만 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이 부분이 사교육 참여율을 0.8%p 끌어내린 데 영향을 미쳤다고 교육부는 설명합니다.

교육부는 초등 단계에서 늘봄학교를 정착시키고 중학교 단계에서 EBS 무료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수능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실시해 사교육비 증가세를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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