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역 거점병원 '빅5' 수준으로 키운다…'지역 맞춤형 수가' 도입
입력 2024-03-14 13:21  | 수정 2024-03-14 13:27
중대본 회의에서 입장 말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의료 지도' 만들어 맞춤형 지역수가…지역 근무 '계약형 필수의사제'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하고, 국립대병원 등 지원법 제정

정부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지역수가'를 도입합니다.

지역 의료를 강화하고자 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습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늘(14일)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역수가'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분만 분야에 올해부터 지역수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고, 분만실이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55만 원의 수가를 주는데,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분만 의료기관에는 55만 원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정부는 맞춤형 지역수가 지급을 위해 의료 수요와 의료진 확보 가능성 등 의료 공급 요소를 지표화한 '의료 지도'를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 지도를 토대로 지역 상황에 맞게 수가를 책정·지급함으로써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입니다.

정부는 의료 지도 관련 연구를 다음 달부터 시작해 하반기부터는 정책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응급실 지나는 의사 /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역의료발전기금'의 신설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지역의료개호 종합 확보기금'을 운용하는데, 총 1조 6천억 원을 지역의료 인력 등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입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재정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또 지역 의료기관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올리고, 의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 등 '지역·필수의료 교육' 내용도 강화합니다.

박 차관은 "현재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80%인 학교도 있는데, 비율을 얼마나 올릴 건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학교 다닐 때부터 지역과 필수의료에 대한 노출을 늘려서 지원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유인을 늘리고, 지역에서 근무할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1천 명 이상 국립대 의대 교수 증원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 차관은 "교수 채용 절차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연도별로 몇 명씩 교수를 늘릴 건지 세부 의사결정이 남아 있는데,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대병원 등 지역거점병원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비 사용 관련 규제도 개선합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법을 제·개정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앞서 정부는 국립대병원이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도록 인건비와 정원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고,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에 속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필요한 정원 규모를 보고하고, 정원 조정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야 합니다. 총액 인건비도 정부가 정하는 인상률 한도에서 정해야 합니다.

한편 정부는 의대 교수들에게 사직의 뜻을 접어줄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의대 교수 측과 대화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박 차관은 "지금은 환자를 떠난 전공의들을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할 때"라며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제자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협상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식의 제안에는 더더욱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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