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틀 전 경보기 강제 정지"…인재로 드러난 문경 화재 참사
입력 2024-03-14 07:00  | 수정 2024-03-14 07:35
【 앵커멘트 】
지난 1월 젊은 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화재는 결국 막을 수 있던 인재로 드러났습니다.
화재경보기는 일부러 꺼둔 상태였고, 소방관들은 기본적인 현장 상황도 알지 못한 채 진화에 나섰던 겁니다.
백길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월 문경 화재 당시 인명 구조를 위해 공장 내부로 진입한 고 박수훈·김수광 소방관은 화마에 휩싸여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발로 불길이 커지면서 고립된 겁니다.

한 달이 넘는 조사 끝에 합동조사위가 내린 결론은 인재였습니다.

조사 결과, 3층 작업장의 전기 튀김기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 나 식용유에 불이 붙었지만, 직원들은 10분 넘게 알 길이 없었습니다.


사고 이틀 전부터 화재경보기는 꺼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배덕곤 / 소방청 기획조정관
- "감지기가 작동을 가끔 하니까 그런 어떤 비화재 시 경보 방지를 위해서 본인이 경종을 정지시켜놓았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또 밀폐된 현장에 들어갈 때는 먼저 한 쪽 문을 열어 가연성 가스를 빼내야 하지만 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내부에 위험성 높은 식용유 저장 탱크가 있다는 기본적 정보조차 몰랐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조일 / 소방청 차장
- "식용유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 전달과 방수 개시 등 현장 활동 정보 공유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난 현장 표준 절차를 개정하고, 고립된 소방관 구조 등에 대비해 신속동료구조팀을 편성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소방관들을 떠나보낸 뒤에야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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