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밴드로 감싸자 1분 만에 끊어진 신경 봉합…신경 외상 치료 대혁신 예고
입력 2024-03-13 19:00  | 수정 2024-03-13 20:02
【 앵커멘트 】
불의의 사고로 우리 몸의 신경이 끊어지기라도 하면, 환자도 의사도 고생을 하게 됩니다.
머리카락처럼 가는 신경을 다시 이으려면 바느질로 꿰매는 봉합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이제는 밴드만 붙이면 잘린 신경을 1분 만에 봉합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신경이 끊어져 제대로 못 걷는 닭의 다리를 현미경으로 살펴봤습니다.

지름 1mm짜리 흰색 선이 신경줄인데,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로 조심스레 다시 이어줍니다.

사람이 받는 신경 봉합 수술도 비슷합니다.


숙련된 의사여도 바느질 한 땀에 몇 분이나 걸릴 만큼 난도가 높고, 부작용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특수 고무 밴드를 국내 대학 연구진이 개발해 한국과 미국 등에서 특허를 받았습니다.

끊어진 말초신경을 밴드로 감싸면 1분 안에 봉합이 끝나고, 수술 시간은 수십 분의 일로 줄어듭니다.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별다른 부작용 없이 정상 기능을 되찾았습니다.

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거쳐 3년 뒤 상용화가 목표입니다.

▶ 인터뷰 : 손동희 /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우선 말초신경에 (봉합 밴드가)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혈관이나 힘줄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해외 의학 장비 업체들도 신경이 잘려나간 부위를 얇은 관으로 채워주는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의 발달에 따라 까다롭기로 손꼽혔던 신경 외상 치료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MBN 뉴스 한범수입니다.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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