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후 9개월 아이 수술 취소…'알아서 하라'는 의사, 정부도 나몰라라"
입력 2024-03-13 09:17  | 수정 2024-03-13 13:06
구순구개열 수술이 취소된 생후 9개월 아이 /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ariayo_
SNS 통해 토로한 엄마…"내 손을 뿌리치고 가던 뒷모습 어찌 잊어"
"정부는 의료파업으로 피해 보는 환자들 나몰라라…빽 없는 엄마가 미안"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아이의 수술이 의료계 파업으로 무기한 미뤄졌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입니다.


생후 9개월 된 딸 아이의 엄마 A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병원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습니다.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A 씨의 딸은 현재 코와 인중이 없고 입천장이 갈라져 무엇도 목구멍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A 씨는 "힘들게 수유해 봐도 다 토해 버리고, 탈수가 반복되는 상황인데, 의사 말 한 마디에 수술이 하루아침에 취소돼 버렸다"며 "딸 아이는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수술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적절한 시기에 잘 해 보자던 의사 선생님은 '손이 두 개인데 어떻게 수술하냐'는 어이없는 말로 수술을 취소해 버렸다"며 "어떠한 조치도 없이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한 마디에 병원에서 쫓겨났다"고 토로했습니다.

A 씨는 "기다리겠다고, 예약 다시 잡겠다는 내 말에 '알아서 하시고요, 저는 가야합니다'라며 내 손을 뿌리치고 가던 그 뒷모습을 어찌 잊느냐"며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에도 교수님의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꿈같은 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내가 한심하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ariayo_

현재 A 씨는 수술이 가능한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제(12일) 올라 온 게시글을 보면, A 씨는 서울 소재의 한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해놓고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병원으로부터 '진료는 보지만 수술 일정을 따로 잡아주기 힘들다. 교수님 혼자서 수술이 어렵다는 대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정부와 지자체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나몰라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보건복지부 129 신고센터에 문의했더니, 지자체로 이관되고 곧 연락와서 도움 줄 거라고 했는데 그게 벌써 저번 주"라며 "기다리다 안 돼서 오늘 지자체로 직접 문의하니 '우리는 그냥 피해 신고 공문 들어오면 받아 놓기만 한다. 뭔가 도움주거나 도움을 주라는 공문이 없었다. 알아서 병원 찾아보고 가야 된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다시 129 피해센터에 전화했더니 자기들도 피해신고 접수만 받지 따로 해 주는 건 없다고 한다"면서 "결국 정부는 의료파업으로 피해 보는 환자는 나몰라라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가 힘이 없고 돈이 없고 빽이 없어 미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응해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15일까지 각 의대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은 더욱 길어질 전망입니다.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가톨릭대 등을 포함한 19개 의대 비대위 대표들은 어제 입장문을 통해 "곧 닥칠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휴학은 현재 가장 시급한 비상사태"라며 "사직서 제출이 의결된 대학의 사직서 제출 시기는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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