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 여성이 더 크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의 심혈관 질환(CVD) 위험 증가율이 남성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이 있을 경우 남성은 CVD 위험이 39% 높아졌으나 여성은 64% 증가합니다.

일본 도쿄대 가네코 히데히로 교수팀은 오늘(13일) 미국 심장학회 저널(JACC)에서 일본 의료데이터 센터(JMDC) 청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약 412만 명(남성 약 237만 명, 여성 약 175만 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CVD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우울증은 심근경색(MI),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고 그 위험은 여성이 더 큰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별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차이가 있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는 2005~2022년 JMDC 청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심혈관 질환이나 신부전 병력이 없는 약 412만 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참가자 연령은 18~75세(평균 44세)였고, 연구팀은 평균 1천288일 동안 추적 관찰해 우울증과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심방세동 등 CVD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시작 시점에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남성 약 10만 명(4.2%), 여성 약 8만 명(4.5%)이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비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신체활동 부족 등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추적 관찰 기간 CVD 진단은 남성이 약 11만 건, 여성이 약 6만 건이었습니다. 1만 인년당(1인 년은 1명을 1년간 관찰한 값) CVD 발생률은 남성이 140.1, 여성이 111.0으로 분석됐습니다.


우울증이 없는 참가자와 비교했을 때 우울증이 있는 남성은 CVD 위험이 39% 높았고, 여성은 64%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환별 위험은 여성은 협심증이 68% 증가했고, 심부전 64%, 뇌졸중 56%, 심방세동 55%, 심근경색 52% 순으로 높아졌습니다. 남성은 협심증 46%, 뇌졸중 42%, 심부전 28%, 심근경색 16%, 심방세동 15% 순으로 증가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울증이 여성의 심장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심각하고 지속적인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이 높고, 특히 임신이나 폐경 같은 중요한 호르몬 변화 시기에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성이 우울할 때 고혈압, 당뇨병, 비만 같은 전통적인 위험 요인에 더 취약해 CVD에 더 잘 걸릴 가능성이 있고, 남성과 여성의 의료 서비스 이용 및 치료 차이, 유전과 호르몬 차이 등도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네코 교수는 "이 연구는 우울증과 CVD 간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연관성 면에서 일관된 성별 차이를 보여준다"며 "우울증 환자의 CVD 위험을 평가하고 우울증을 예방, 치료하면 CVD 발병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