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의대 교수들 14일 다시 모인다…의대생 '집단유급' 가능성
입력 2024-03-11 12:59  | 수정 2024-03-11 13:01
서울의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3.11 / 사진=연합뉴스
전공의 행정처분 이어 의대생 '집단 유급' 가능성까지 불거져
서울대 교수들, 오늘 비상총회…'집단사직' 등 논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가 시작되면서 의대 교수들이 본격적인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섰습니다.

더욱이 '동맹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들이 이달 중순이 지나면 유급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의대 교수들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오늘(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4일 회의를 열어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합니다.

전의교협은 그제(9일)에도 비공개 총회를 열어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전의교협은 이달 안에 의대생 휴학 사태를 해결해야만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교육부 방침으로 휴학이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지속하면 수업일 수 부족 등으로 '집단 유급'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급이 되면 의대생들은 시간적인 손해뿐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도 피할 수 없습니다. 휴학과 달리 '유급'은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사태의 해결을 위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 거부에 들어간 의대는 10곳이며, 나머지 30곳은 학생들의 동맹 휴학 등으로 인해 아예 개강을 늦췄습니다.

텅 빈 의대 강의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의교협은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도 다시금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의대 교수의 책무는 환자 진료와 학생 교육 등 두 가지"라며 "학생들이 없으면 교수들이 존재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아직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의대생의 유급이 현실화하고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교수들 사이에서 '자발적 사직'이나 '겸직 해제' 등이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에 대한 강의와 더불어 대학병원 등에서 진료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겸임을 해제해 진료를 맡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의교협과는 별개로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도 각각 회의 일정을 잡으며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는 내일(12일) 오후 6시 온라인 회의를 열어 현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최용수 성균관의대 비대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은 "내일 회의는 교수협 주최이고, 회의를 기점으로 비대위가 독립적 행보를 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건 회의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폭넓게 논의할 방침입니다. 전공의 행정처분 등에 대해 교수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향후 어떤 의견을 개진할지 등이 주된 안건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총회에서 대학의 의대 증원 신청과 전공의 사직 등 현 상황과 그간의 비대위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교수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도 오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처벌 시 집단행동을 할지, 정부의 2천 명 증원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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