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검진 항목 체크리스트
요즘 주변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이가 부쩍 많다. 쉰이 넘으면 대장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라는 조언에 따른 것인데, 실제로 가까운 지인은 2기 진단을 받아 수술했고, 다른 한 사람은 종양성 용종이 발견되었다. 조언을 따랐기에 그나마 다행한 상황에서 관리가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만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연령별·성별로 발생 빈도가 높은 주요 질환에 대해 핵심 항목만 검사하므로 검진이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일정 나이가 되면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 있어, 기본 검진 외에도 항목을 추가해 정밀 검사할 필요가 있다.
20~30대는 일단 검진 빠뜨리지 말아야
사회적 역할과 스트레스가 급상승하는 이 시기에는 식습관이 불규칙해지고, 음주·흡연·과로 등으로 생활 패턴이 망가지기 쉽다. 이런 습관은 복부 비만·고혈압·혈당 장애 같은 대사증후군을 부르고, 중년 이후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등의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국가 검진으로 진단이 가능하므로, 2년에 한 번씩 꼭 건강 검진을 받자. 스트레스성 위장 장애가 있으면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30대에는 특히 갑상선 기능 검사와 갑상선암 검사를 추가하길 권한다.여성은 20~30대에서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 초음파와 유방 촬영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도 빠뜨리지 않는다.
40~50대 암 정밀 검사는 필수
눈에 띄게 노화가 진행되는 이 시기에는, 작은 신체적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5대 암(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간암) 검진에 집중한다. 가족 중 암 병력이 있다면 추가 정밀 검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50세를 넘었다면 대장암 검진을 꼭 챙기자. 1년마다 대변 잠혈 반응 검사를 해 대장암 여부를 확인하고, 최소 5년에 한 번은 대장 내시경을 한다. 대사증후군이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내시경 검사 주기는 더 짧아야 한다.B형간염 질환자도 6개월에 한 번씩 간초음파 검사를 해야 간암 조기 발견에 데 도움이 된다. 중년에는 심혈관 질환도 체크 대상이다. 심장·뇌혈관 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폐경한 여성은 골밀도 검사,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골반 초음파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받는다. 이 연령대는 직전의 검진 결과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는지 꼼꼼히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0대 이상은 치매와 퇴행성 질환 검사에 중점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퇴화하는 60대부터는 기본적인 시력·청력·구강 검사도 빠뜨리지 말고 정기 검진도 매년 받는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는 뇌신경계 질환과 심장 혈관 질환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0대 이상 주요 사망 인은 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간 질환, 폐렴, 알츠하이머병이다. 5대 암과 함께 60대 이후 발병률이 높은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검사를 추가하고, 치매 스크리닝 검사와 뇌졸중 검사도 필수 검진 항목에 포함시키자. 골 밀도가 급격히 낮아져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므로 6개월에 한 번씩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다.노년기에는 신체만큼이나 정신 건강이 나빠지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울증 환자의 1/3이 60대 이상이라 밝혔다. 노년기 우울은 치매를 야기할 확률이 높다. 이때는 우울증 검사와 심리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0호(24.3.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