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승진하려면 성 상납" 북한 여성 심층조사…성범죄 처벌은?
입력 2024-03-07 19:07  | 수정 2024-03-07 21:10
【 앵커멘트 】
"여성의 권리가 잘 보장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곳, 바로 북한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에 살고 있는 여성 주민 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MBN이 입수했습니다.
승진하려면 몸 상납을 해야 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논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성범죄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먼저 주진희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기자 】
지나가던 남성 간부가 도열한 여군의 다리를 강하게 퍽 차고 - 몸을 빼는 여성을 여러 번 두드립니다.

집합한 동료들 뒤로 옷을 추스리며 등장한 다른 여군.

"군복무 하는 애들은 (불법) 피임기구 하고 나가요. 성상납이 많다는…."

지난해 6월·12월 열린 전원회의 간판이 걸린 것으로 보아, 최근 찍힌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리거나 건들거나 성관계까지, 북한 내부 여성 30명을 상대로 전화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이나 직장, 군대에서 성관계를 요구받은 사례'를 답한 사람은 73%에 달했습니다.

특히 고질적인 성 상납 문화가 두드러졌는데, 승진을 빌미로 혹은 아무 이유없이 사살상 성폭행인 성관계 요구가 일상적이었습니다.

"탄광·광산에서 성상납이 없으면 반장이나 직장장들이 힘든 일을 시킨대요."

시장에서는 단속을 핑계로 대놓고 옷을 찢거나 만지는 성희롱 등이 빈번했습니다

"(퇴근 버스가) 밤 11시인가 서거든요. 그러면 보안원들이 다가와서 버스서 내리는 특히 여자들, 가방을 뒤져서 없으면 브라자쪽에 손이 들어가요. 그런데 이걸 말 못하는 거예요. "

▶ 인터뷰 : 이상용 / 데일리NK 조사분석디렉터
- "(북한의) 경찰, 이런 사람들이 처벌받은 경우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근데 단 한 건도 없었어요.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될 국가 시설 사람들이 오히려…."

북한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여성들이 아이를 데리고 시장이나 공사판에서 일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


【 앵커멘트 】
바로 이어서 정치부 외교안보팀 권용범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 1 】
먼저 어떻게 북한 주민과 통화를 할 수 있는 겁니까?

【 기자 】
대략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전화를 걸고, 북한에서 중국으로 전화를 겁니다.

중국의 브로커가 2개 전화기를 이렇게 맞부딪치면 서로 통화를 할 수 있는 거죠.

【 질문 2 】
사실상 성범죄인데 북한에서는 왜 바로 신고하지 않는 건지 의아한데요?

【 기자 】
북한에서 신고를 받는 공권력, 일종의 경찰이 바로 보안원인데 먼저 들어보시죠.

- "보안원이 차표를 떼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막 다가서서 몸을 안으려고 이러는 거죠. 그런데 소리칠 수가 없는 거예요."

경찰인 보안원이 오히려 성범죄를 저지르니 신고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또, 무엇이 성범죄인지 사회적 인식이나 공감대가 없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 "성희롱이다, 그런 말이 없어요. 강간을 하면은 법에 걸린다 그래서 이 정도만 아마 그냥 일반 사람들 다 알고 있고…."


【 질문 3 】
신고가 아주 적긴 해도 있을 텐데, 범죄가 확인되면 처벌은 받긴 하나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교도소 같은 곳으로 보내는지, 그런 곳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 기자 】
우리나라는 강간범 같은 강력 성범죄자들을 교도소에 보내죠.

북한에는 정치범과 경제범 수용시설이 있는데요.

이 가운데 경제범을 가두는 교화소에 강력 범죄자들도 수용합니다.

- "20대 청년이 어린 소아인 7살짜리 애를 강간했는데 교화형 3년인가 받았어요."

다만, 수차례 성폭행과 끔찍한 범행으로 지역을 넘나들어 소문이 나는, 경악할 정도의 강력범만 교화소로 간다고 합니다.

처벌 규정도 약해졌는데요.

강간에 대한 노동교화형은 형량이 최대 5년 이상 10년 이하에서 최대 4년 이상 9년 이하로 줄었습니다.

【 질문 4 】
처벌 규정은 있지만 경찰을 믿을 수 없어 신고도 거의 없고, 신고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없다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기자 】
저희도 같은 것을 묻다가 가슴 아픈 사례를 알게 됐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일 끝내고 길 가다가 갑자기 남자가 튀어나온 거예요. 한 명이 잡혔어요. 그냥 엎어뜨려 놓고 성폭행을 했나 봐요. 걔만 그런 정신병에 걸려가지고…."

신고도 못 하고 범인도 못 잡았고 피해자만 정신병원에 가는 것으로 사건이 끝난 겁니다.

문제는 북한에서는 낙태 자체가 불법이라 성범죄를 당해도 불법 수술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혹시 북한 남성들은 여성을 부를 때 어떤 말을 많이 하는지 아십니까?

【 질문 5 】
아니요? 글쎄. 동무? 동지?

【 기자 】
저도 남성들이 여성에게 어떤 호칭이나 단어를 많이 쓰는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 "제일 비하하는 말이 '간나가 재수 없이'. 저도 그런 말을 수없이 많이 들었죠. 사람들의 문화 수준도 너무나 저열한 거예요."

반면, 남성에게는 우리가 익히 아는 단어인 동무, 동지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외교안보팀 권용범 기자였습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최형찬
그래픽 : 박경희·강수연
화면출처 : SNS '콰이쇼우'
자료출처 : 데일리NK

#MBN #북한 #여성 #성범죄 #김주하앵커 #권용범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