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은 '가난'…"연금 합쳐도 가처분소득 연 804만 원"

빈곤 노인,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아

우리나라 노인 중 절반 가까이가 가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빈곤 노인 중엔 여성과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내일(8일) 제1차 통계·행정데이터 전문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로 분석한 한국 빈곤 노인의 특성'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는 전 국민의 20%(약 1천만 명)를 표본으로 부처별 자료를 모아서 만든 통합 데이터입니다.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빈곤 노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 노인 중 여성은 60.3%, 남성 39.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처분소득은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으로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하고 연금 등 이전소득을 보탠 것입니다.

빈곤 노인의 지역별 분포에서는 수도권 거주자가 39.6%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경상권 거주자가 전체의 30.5%, 전라권 거주자가 13.4% 순으로 높았습니다.

이들의 가처분소득 수준은 빈곤하지 않은 노인보다 1천만 원 가량 낮았습니다. 빈곤하지 않은 노인의 연 가처분소득이 1,797만 원인데 비해 빈곤 노인의 연 가처분소득은 804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금·사회보장금을 제외한 빈곤 노인의 시장소득은 연 평균 고작 135만 원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소득이 국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빈곤 노인이 전체 노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45.6%입니다. 성별로 보면 여성 노인 빈곤율이 49.0%로 남성 노인 빈곤율(41.2%)보다 8%p 정도 높았습니다.

다만 이 같은 빈곤율은 용돈 등 사적 이전소득 등을 제외한 것으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한 빈곤율 대비 5∼7%p가량 높다고 복지부는 설명했습니다. 통계청 기준 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가처분소득)였습니다.

한편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곤율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초기 노인인 60∼69세의 빈곤율이 35%로 가장 낮았고, 나이대에 따라 점점 높아져 80세 이상에서는 56.5%가 빈곤 노인이었습니다.

지역별 노인 인구 대비 빈곤 노인의 비율을 따져 보면 농어촌 지역이 가장 높았습니다. 농어촌의 노인빈곤율은 가처분소득 기준 57.6%였고, 중소도시가 47%, 대도시 42.1% 순이었습니다.

성별·지역별 노인빈곤율을 합산해 파악한 결과, '여성이면서 농어촌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남성이면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빈곤율이 22.6%p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