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혈관외과 윤우성 교수 "정부, 여론몰이에만 몰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가운데, 대구의 한 외과 교수가 현직 교수 중 처음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경북대학교 혈관외과 윤우성 교수는 어제(4일) SNS를 통해 "외과 교수직을 그만두겠다"고 적었습니다.
윤 교수는 "제가 전공의 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항상 '외과는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했는데, 20년이 지났는데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필수의료'라고 '필수과'라고 누가 명명했는지 그리고 정확한 정의가 뭔지 모르겠다"며 "외과가, 이식혈관외과가 필수과라면, 그 현장에 있는 우리가 '도움도 안 되고 쓸데없는 정책이라고, 좋은 정책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논란의 중심에 선 전공의들의 보호막이 돼주지 못한 데 대한 부끄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윤 교수는 "장밋빛 미래도 없지만 좋아서 들어온 외과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포기하고 있고,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그리고 후대 의대생에게 외과 전공의 하라고 자신있게 말을 못 하겠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뒤에 숨어서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며 "교수직을 그만 두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글은 5일 현재 삭제됐습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늘(5일)도 수련병원 현장 점검을 통해 전공의들의 부재 여부를 확인하고 행정 처분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지난달 29일 기준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전공의 9,4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발부됐으며, 이들 중 7,854명은 각 수련병원에서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