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 자유' 명시
입력 2024-03-05 06:54 
사진=연합뉴스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 상 낙태할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프랑스 의회는 현지시간 4일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승인했습니다.

표결엔 양원 전체 의원 925명 가운데 902명이 참석했으며, 개헌에 반대했던 제라르 라셰 상원 의장 등 50명은 기권했습니다.

개헌에 따라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헌법에 명문화된 셈입니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부터 낙태가 허용되고 있어 이번 개헌을 계기로 실질적으로 바뀌는 조치는 없습니다.


삼권 분립 원칙에 따라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평가하고,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헌법 국새 날인식을 공개적으로 열어 축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도 엑스에 "오늘 프랑스는 여성의 몸은 여성의 소유이며 누구도 여성의 몸을 대신 처분할 권리가 없다는 역사적인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냈다"며 "이는 시몬 베이유와 그 길을 닦은 모든 이들의 두 번째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시몬 베이유는 1975년 프랑스에서 첫 낙태 합법화를 주도한 당시 보건 장관이자 여권 운동가입니다.

한편, 이날 최종 개헌 투표를 앞두고 파리 시내와 투표 현장 인근에서는 개헌 찬성·반대 지지가 각각 열렸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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