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도에서 폐지 줍고 역주행까지"…노인 수거업자들 위험천만
입력 2024-03-04 19:00  | 수정 2024-03-04 20:05
【 앵커멘트 】
우리나라의 폐지 수집을 하는 노인은 4만 2천여 명인데, 10명 중 2명꼴로 폐지를 줍다 다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자체에서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형광 조끼 등 물품을 나눠주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심동욱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지난달 29일 차로에서 폐지 작업을 하던 노인이 달리던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의 한 전통시장입니다.

시장 이용객들로 붐비는 인도를 피해 차도에서 폐지를 줍는 작업자들의 모습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폐지 수거업자
- "우리가 차를 피해 다녀. 뒤돌아보고 비켜주고, 뒤로 물러주고 그렇지 맨날. 키가 작으니까 나는 앞이 안 보여요. 옆으로, 좌우로 이렇게 보고 가요."

심지어 수레 옆으로 차량이 스쳐가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 스탠딩 : 심동욱 / 기자
- "폐지가 가득 실린 수레의 폭은 최소 1미터가 넘습니다. 이렇게 두세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인도를 통과할 수 없어 바로 옆 차도로 이동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서울 내 다른 지역도 돌아봤더니, 고물상 주변의 차로 위에서도 폐지 실은 수레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너비 1미터가 넘는 수레들은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차도로만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자체와 경찰은 이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작업자들에게 형광 조끼나 반사테이프 등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품의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는 실정인 데다가, 적재된 폐지 등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등 사용 효과는 미비합니다.

▶ 인터뷰 : 김현철 / 고물상 주인
- "위험하죠. (수레) 뒤에 경찰서에서 안전, 야광 이런 것들을 붙여주기도 하는데 그게 사실 잘 안 보여요."

생계유지를 위해 차로로 내몰린 폐지 수거업자들을 위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동욱입니다.
[shim.dongwook@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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