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는 2개의 회장실이 있습니다.
바로 정몽구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의선 회장의 집무실인데요.
재계 등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 집무실은 양재 사옥 2개 건물 중 하나인 동관 꼭대기 21층에 있고, 정 회장 집무실은 그보다 3층 아래인 18층에 있습니다.
재계 관리자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이 집무실을 사용하는 일은 드뭅니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에는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가끔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경영 수업을 받던 사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해당 층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두 집무실 크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 회장이 사실상 비어있는 상태의 아버지 집무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부터 '부자간 경영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까지 다양합니다.
정 명예회장이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언제든지 자신의 집무실을 찾아 업무를 살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부자 간 경영 스타일 차이도 있습니다.
전면에 나서길 꺼리면서도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정 명예회장과 달리 임직원과 소통을 강조하고 격식을 크게 따지지 않는 정 회장이 굳이 집무실 이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그룹의 '헤리티지'(유산)를 중시하는 정 회장의 의중도 읽힙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우너하며 개최한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서 "정주영 선대 회장님과 정세영 회장님, 정몽구 명예회장님,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강남구 삼성동에 지으려고 추진 중인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가 완공된다면 정 회장 집무실도 자연스럽게 이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