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로또 번호 조합 프로그램 개발했다"는 말에 2억 건넨 30대
입력 2024-03-01 15:07  | 수정 2024-03-01 15:09
로또 자료화면,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 사진 = MBN

로또복권 번호 조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속여 30대에게 2억 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40대가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박숙희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A씨가 실제로 투자금과 자기 돈으로 로또를 많이 구입하고, 피해자에게도 일확천금을 꿈꾸며 허황된 말에 거액을 건네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9년 12월 26일 500만 원을 송금받는 등 2020년 4월 21일까지 B(32)씨로부터 로또복권 공동자금 구입 명목으로 19차례에 걸쳐 모두 2억 3,8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씨가 A씨를 안 것은 2019년 12월 17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입니다. A씨가 올린 고가 외제 차량 사진을 보고 연락한 것입니다. A씨는 B씨에게 외제 차 매수 상담을 해주며 친분을 쌓자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B씨에게 로또 1·2등 당첨 영수증이 들어있는 상자를 보여주며 로또 번호를 조합해 당첨됐다”면서 그 당첨금으로 아파트 사고 외제 차도 샀다”고 유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로또복권 분석 사이트를 통해 당첨 번호를 조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로또를 공동 매입하자고 꼬드겼습니다. 그는 투자를 더 받아 로또를 대량 매입한 뒤 투자금 비율대로 당첨금을 나누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B씨가 돈을 건네기 시작하자 2등에 당첨됐다”면서 3,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돈도 투자하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지 않느냐”고 다시 받아 갔습니다.

실제로는 3등에 2번 당첨된 것이 유일했습니다. 게다가 A씨가 로또 조합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로또 숫자 조합수는 814만 5,060개에 달해 복권을 공동 구입해도 수익성을 확보할지는 미지수입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한테 받은 돈을 모두 로또 사는 데 써 편취의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자기 돈까지 매주 1억 5,000만 원을 로또 구입에 썼다고 주장하는데 1인당 로또 구매 제한액이 10만 원이므로 대전 201개 로또 판매점에서 그 돈을 다 쓰기는 불가능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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